김무성 수첩속 ‘문건파동 배후 K, Y’는 김무성 본인과 유승민 의원…“대응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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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1월 14일 0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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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수첩. 사진=채널A 캡처
김무성 수첩. 사진=채널A 캡처
김무성 수첩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수첩에서 ‘청와대 문건’ 파문의 배후로 지목된 K와 Y는 김무성 대표 본인과 같은 당 유승민 의원인 것으로 13일 동아일보 취재결과 밝혀졌다.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카메라에 포착된 김무성 대표의 수첩에는 ‘문건 파동 배후는 K와 Y. 내가 꼭 밝힌다. 두고 봐라. 곧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수첩 내용만 놓고 보면 문건 파동을 놓고 여권 내부에서 암투가 벌어진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선 K와 Y라는 이니셜을 놓고 구체적인 이름까지 거론되는 등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이 메모에는 ‘이준석, 손수조, 음종환, 이동빈, 신’이라는 5명의 실명도 적혀 있다. 이준석과 손수조는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과 당협위원장이고 음종환과 이동빈은 현재 청와대 행정관이다. ‘신’이라고 적힌 사람은 신용한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 취재 결과 ‘문건파동 배후’ 발언은 수첩에 등장한 5명이 지난해 12월 중순 만나 대화하던 중 흘러 나왔다고 한다. 술자리에서 나온 얘기가 당시 술자리에 있었던 이준석 씨를 통해 올해 초 김무성 대표에게 전달된 것이다.

하지만 문건 유출의 ‘배후’로 지목된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 모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무성 대표는 “수첩을 찍은 것은 옳지 못하다”며 “내용에 대해선 답변하지 않겠다”고 불쾌감을 표했다. 또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며 “확인되지도 않은 말을 했는데 대응하는 것도 우습다”고도 했다.

유승민 의원도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청와대 행정관이 그런 말을 했다고 전해 들었는데 너무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고 밝혔다. 내용을 전해들은 유승민 의원은 6일 안봉근 대통령 제2부속비서관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했다고 한다.

논란이 커지자 김무성 대표는 “얼마 전 모임에서 들은 것을 메모한 것이나 내용이 황당하다고 생각해 적어 놓기만 했다”며 “본회의장에서 수첩을 우연히 넘기다가 찍힌 것임을 알려드린다”고 말했다.

배후 발언의 발설자로 지목된 인사는 ‘정윤회 비선 의혹’ 당시 논란이 됐던 소위 ‘십상시’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음종환 행정관이다. 음종환 행정관은 이날 통화에서 “한마디로 너무 황당하다”며 “내가 그런 이야기를 할 이유도 없고 너무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은 원래 친박(친박근혜)이었지만 요즘 친박과 거리를 두고 있다. 청와대와 상당히 껄끄럽다는 얘기다. 김무성 대표는 친박계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고 유승민 의원은 5월 원내대표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 당사자들은 사실 관계를 부인하고 있지만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거론된 것 자체가 청와대와 김무성 대표 체제 여당의 불편한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무성 수첩. 사진=채널A 캡처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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