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메드] 세계의 녹색 장터 “미국과 영국의 벼룩시장은 어떤 풍경?”

  • 입력 2015년 1월 13일 13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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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녹색 장터
미국의 야드 세일, 영국의 카부트 세일

장기적인 경제 불황으로 녹색 장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주머니가 가벼워진 소비자들의 고민을 덜어주고,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임으로써 환경에 이바지하는 녹색 장터의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가 된 것이다. 절약문화가 일상화되어 있는 미국과 영국의 녹색 장터를 살펴보았다.

EDITOR 김수석

세계의 녹색 장터 중 유명한 곳이 미국의 야드 세일과 영국의 카부트 세일이다. 이곳에서는 아직 쓸모 있지만, 판매자에게는 필요 없는 물건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매매된다. 판매 품목은 아이들의 장난감부터, 가구, 옷, 가전제품, 자동차까지 다양하다.

이러한 녹색 장터의 가격은 그야말로 주인장이 부르기 마음. 눈썰미 좋은 사람은 좋은 상태의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 사갈 수 있다. 특히 외국의 녹색 장터는 단기 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유학생이나 주재원들 사이에서 더욱 인기가 높다. 헐값에 가까운 가격으로 생활용품을 요모조모 마련하는 데 이보다 좋은 기회가 없다.


미국의 ‘야드 세일

미국의 ‘야드 세일(Yard Sale)’은 말 그대로 집에서 쓰던 물건을 마당에 내놓고 파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장소에서 파느냐에 따라서 명칭이 달라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차고에서 팔면 ‘거라지 세일(Garage Sale)’, 테라스에서 팔면 ‘페티오 세일(Patio Sale)’, 지하실에서 팔면 ‘베이스먼트 세일(Basement Sale)’이 라고 부른다. 하지만 대체로 ‘야드 세일’로 통일해서 부른다.

다민족이 모이는 이민의 나라답게 미국에서는 수시로 야드 세일이 열린다. 새로운 계절이 시작하기 전에는 블록단위의 제법 큰 야드 세일이 열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야드 세일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야드 세일을 열겠다고 알리는 것이다. 중고생활용품을 파는 만큼 홍보비용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대개는 큰길 코너에 있는 전신주나 신호등에 길 이름과 방향 정도를 표시한 종이나 나무판을 걸어두고는 한다.

또한, 야드 세일만을 전문적으로 광고하는 저렴한 가격의 온·오프라인 매체가 잘 발달되어 있다. 그리고 판매할 물건에 가격표를 붙여두는 것도 필수다. 그러면 손님들이 번번이 얼마냐 고 묻는 말에 답해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 가격표를 붙임으로써 사전에 상품의 가치에 따른 공정한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

더불어 가벼운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센스도 필요하다. 더운 날에는 시원한 음료를 제공하는 것이 구매자에 대한 배려다. 요리에 자신이 있는 판매자는 배고픈 구매자를 위해 간이식당을 함께 운영하기도 한다. 미국의 야드 세일은 돈을 아끼는 장터인 동시에 이웃과 교분을 돈독히 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영국의 ‘카부트 세일’

영국에서는 주말이 되면 동네마다 ‘카부트 세일(Car Boot Sale)’을 알리는 안내판이 걸린다. 카부트 세일은 더는 쓰지 않거나, 불필요한 물건을 차에 싣고 와서 파는 방식이다.

카부트 세일은 미국의 야드 세일과는 규모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미국의 야드 세일은 집의 마당에서 가족단위로 열리는 반면에, 영국의 카부트 세일은 각 마을의 학교 운동장이나 농장 등에서 대규모로 열린다. 그리고 우기인 겨울철을 제외하고 4월부터 10월 사이에 주로 열린다.

카부트 세일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입장료를 내야 한다. 입장료는 판매자의 경우 한화로 1만5천원, 구매자는 1천원 정도로 저렴하다.

현재 영국에서는 전국적으로 400여 개의 카부트 세일이 열린다. 그중에서도 런던에서 남서쪽으로 45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길퍼드에서는 영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카부트 세일이 열린다.

이곳에서는 매주 일요일 오전 7시 30분에 카부트 세일이 열리는데, 좋은 물건을 사고 싶다면 부지런히 서두르는 게 좋다. 개장하기도 전에 이미 수백 대의 차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점심시간이 지나면 이미 폐장분위기가 된다. 이러한 중고품 매매가 호황을 이루는 이유는 ‘급격한 변화’보다 ‘편안한 전통’을 미덕으로 여기는 영국인 특유의 국민성이 보태진 까닭도 있다. 영국의 카부트 세일은 유럽인의 절약과 실용성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일례이다.

기사제공 = 엠미디어(M MEDIA) 라메드 편집부(www.remede.net), 취재 김수석 기자(kss@egih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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