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박 대통령, 조직·제도에 책임 돌리는 것은 졸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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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1월 13일 11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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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동아일보 DB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동아일보 DB
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으로 박근혜 대통령 당선에 일조한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13일 박 대통령이 전날 신년기자회견에서 인적쇄신 요구를 일구하며 대신 조직개편을 시사한 것에 대해 “모든 문제에서 조직과 제도에 책임을 돌리는 것은 가장 졸렬한 답”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교수는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 “인적 쇄신 문제나 이른바 문건 문제에 대해 혹시나 하는 기대를 한 사람이 많았는데 예상대로 그런 답은 나오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과연 무엇을 하는 자리인가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서 제가 느낀 것은 박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이런 문제가 많이 있었지만 나는 아무런 책임도 없다’는 그런 자세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의 트루먼 대통령은 ‘국정의 모든 책임은 대통령인 나한테 있지 다른 사람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The buck stop here)’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며 “그런 자세를 우리 대통령한테서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김영한 전 민정수석 사태와 관련해선 “(대통령은 항명파동으로 보지 않는다고 했지만) 외부에서 볼 때 이것은 예사스러운 일이 아니고 정부기강이 그야말로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 정부에서는 수석비서관이 과연 수석비서관 역할을 하느냐? 그렇게 보기 어렵다”면서 “수석비서관 중에서 중요한 수석비서관은 대통령을 매일 만나는 것이다. (그런데) 대통령과 만나는 것이 한 달에 한 번 있는 회의 때 참석하는 것뿐이고, 각료도 마찬가지고, 각료와 대통령 수석비서관과 만나는 경우는 아예 없고, 그래서 저는 정부가 심각한 기능장애 빠져있다고 본다”고 질타했다.

이 명예교수는 2012년 1년 동안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 박근혜 대통령의 얼굴사진에 ‘국민만 보고 가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이 적힌 큰 현수막이 걸려 있었고, 총선과 대선에서 많은 유권자가 그걸 믿고 1번(새누리당 후보) 또는 박근혜 후보를 찍었다면서 “그러나 지금 대통령의 모습은 국민을 보고 가는 게 아니라 ‘나만 보고 가겠습니다’하는 그런 모습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다시 국민을 바라봐야 하지만 그렇게 될지 회의적이라고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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