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과도한 업무·잘못된 자세… 사무실 직장인의 ‘직업병’ 부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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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골격계 질환


직장인의 애환을 그린 드라마 ‘미생’이 열풍이라고 할 만큼 화제가 되고 있다. 드라마는 종영했지만 미생으로 대변되는 이 시대의 평범한 직장인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관심은 계속되는 듯하다. 미생들이 원만하게 직장생활을 하고 가정에서도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 위해서는 건강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은 두 말 할 나위가 없다. 그런데 진료실에서 만나는 미생들은 대부분 목, 어깨, 허리 등에 만성적인 통증을 호소한다.

대부분의 근골격계 질환은 비수술 치료로 상태가 호전될 수 있다(왼쪽 사진). 수술이 필요할 만큼 심각한 경우에는 회복 뒤에도 잘못된 생활습관과 자세를 수정하는 게 중요하다. 동아일보DB
대부분의 근골격계 질환은 비수술 치료로 상태가 호전될 수 있다(왼쪽 사진). 수술이 필요할 만큼 심각한 경우에는 회복 뒤에도 잘못된 생활습관과 자세를 수정하는 게 중요하다. 동아일보DB
사무직 직장인들의 근골격계 통증은 과도한 업무, 잘못된 자세, 신체 활동 부족으로 인해 생긴 일종의 직업병이다.

먼저 목이나 허리가 아픈 것은 자세가 잘못됐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척추는 구조의 특성상 허리를 세우고 어깨를 펴고 바른 자세로 앉으면 머리와 상체의 무게가 척추 전체에 골고루 분산된다.

그러나 고개가 앞으로 빠지거나 허리가 구부정하면 척추가 기울어져 특정 부위에 부담이 온다. 이로 인해 요추(허리뼈)에 무리가 가면 허리 디스크, 경추(목뼈)에 문제가 생겨 목 디스크나 일자목(거북목)과 같은 척추 질환이 생길 수 있다. 허리 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에서 튀어나온 디스크가 인근 신경을 압박해 허리 통증과 함께 엉덩이, 허벅지, 발 쪽으로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목 디스크는 뒷목이 아프고 어깨와 팔, 손가락에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이런 통증은 피로를 유발하고 집중력을 떨어뜨려 업무에도 상당한 지장을 받는다.

뒷목과 등, 어깨가 뻣뻣하게 굳고 아프면 승모근이라는 근육이 경직됐기 때문일 수 있다. 뒷목부터 양쪽 어깨, 등을 넓게 덮고 있는 마름모 모양의 승모근은 머리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항상 긴장하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피로가 쌓인다.

또 PC를 사용하면서 어깨와 손을 끊임없이 움직이며 장시간 같은 자세로 일하면 승모근이 과도하게 긴장되고 경직된다. 이로 인해 근육에 통증과 염증이 생긴다.

손가락이나 손바닥이 아플 때는 손목터널증후군(수근관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스마트폰, 키보드, 마우스 등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손목 인대가 두꺼워져 손가락으로 가는 힘줄과 신경이 통과하는 손목터널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선 목 디스크가 악화돼 손이 저리고 아픈 경우가 있다.

사무직 직장인들의 통증은 정확한 원인을 찾은 뒤 진행 상태나 통증 정도에 따라 보존적 치료, 수술 또는 비수술적 치료를 하면 대부분 호전된다. 목 디스크나 허리 디스크로 진단되면 먼저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같은 보존적 치료를 하게 된다. 이런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 계속될 경우 비수술 치료를 시행한다.

대표적인 최신 비수술 치료에는 고주파열로 튀어나온 디스크를 녹이는 고주파수핵감압술이 있다. 이 치료법은 디스크의 부피를 줄여준다. 다시 말해 신경 압박이 해소되면서 통증을 줄이는 방식으로 목 디스크 또는 허리 디스크를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런 고주파수핵감압술을 비롯한 비수술 치료는 전신마취나 피부 절개가 없고 시술 시간이 짧은 데다 시술 후 효과가 즉시 나타나 바쁜 직장인들이 선호한다. 목 디스크와 허리 디스크는 수술까지 가지 않고 대부분 비수술 치료 단계에서 호전된다. 드물게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미세현미경 디스크 제거술, 인공디스크 치환술 등으로 치료한다.

근육통은 근육 이완제와 소염제 같은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을 받으면 점차 호전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약물치료, 보조기 사용 등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도한다. 손상이 심하거나 보존적 치료로 호전되지 않으면 신경을 누르는 인대를 제거하고 손목터널을 넓혀주는 수술을 하게 된다.

단, 아무리 치료 효과가 좋아도 환자가 관리에 소홀하거나 잘못된 생활 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재발할 수 있다. 이 점을 항상 환자에게 강조하고 당부한다. 척추 질환은 자세를 교정하는 것만으로도 예방은 물론이고 치료 효과까지 볼 수 있다.

의자는 등받이 쿠션을 둬 허리를 펴는 한편 PC 모니터는 고개를 바로 들었을 때 전방 15도 정도가 되도록 약간 높이고 의식적으로 턱을 당겨 고개를 바르게 해야 한다. 의자에 앉을 때 다리를 꼬는 습관은 척추를 틀어지게 할 수 있으므로 지양해야 한다. 적당한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정상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척추 부담을 줄이는 데 매우 중요하다.

승모근 통증은 같은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해 근육이 경직된 것이 원인이므로 사무실에서 틈 날 때 마다 움직이면서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 대표적인 승모근 스트레칭 동작으로는 △양손가락을 턱에 댄 뒤 고개를 밀어 천천히 뒤로 젖히기 △깍지 낀 양손으로 뒤통수를 지그시 눌러 고개 당기기 △어깨 으쓱으쓱 하기 △등 뒤로 날개뼈 모으기 등이 있다.

손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펜, 키보드, 마우스를 사용할 때 손목에 필요 이상의 힘을 주지 않고 가볍게 다뤄야 한다.

마우스를 사용하는 손목의 아래에 작은 쿠션을 대 손목이 압박받지 않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손목 돌리기와 주먹 쥐었다 펴기 등의 스트레칭도 손 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연세건우병원(구 연세견우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문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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