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 지붕 없는 육군체육관이 모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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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 초기부터 농구 메카 떠올라… 재개장 뒤엔 배구가 일단 주도권

장충체육관은 1955년 6월 23일 개관한 육군체육관이 모태다. 당시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건설은 1201건설공병단이 맡았으며 총건평 5600평에 수용 능력은 고정석 1만2000석 규모로 두 개의 농구장에 기타 십수 종목 경기를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방열 대한농구협회장(74)은 “장충체육관 자리는 일제강점기 일본군 주둔지였다. 광복 후 농구 선수 출신 서울시 직원의 주도로 농구장 건설이 이뤄졌다”고 했다. 신동파 전 대한농구협회 부회장(71)은 “육군체육관은 지붕이 없어 여름에는 코트 플로어가 엄청 뜨거웠다. 그래서 경기 도중 작전 타임 때 농구화 바닥을 양동이에 담긴 찬물에 적신 뒤 뛰곤 했다”고 회고했다.

육군체육관의 뒤를 이어 1963년 2월 개관한 장충체육관도 농구로 유명했다. 신동파 전 부회장은 “연세대와 일본 릿쿄대와의 친선 경기가 장충체육관 1호 경기였는데 나도 연세대 신입생으로 방열, 하의건, 김영일, 김인건 등과 뛰었다”고 했다. 김영기 한국농구연맹 총재(79)는 “당시 평양에 체육관이 먼저 건립됐는데 그 바람에 청와대 지시로 장충체육관 건축이 앞당겨졌다. 남북 냉전이 조기 완공을 부추겼다”고 비화를 공개했다. 장충체육관 개관 다음 날에는 박정희 장군배 쟁탈 동남아시아 여자농구대회가 개막돼 박신자를 앞세운 상업은행이 한국은행, 일본, 대만 팀을 제치고 우승했다.

장충체육관은 농구의 메카로 출발했지만 오랜 세월 종목 구분을 떠나 레슬링, 복싱, 씨름, 배구, 체조, 유도, 탁구, 배드민턴 등 한국 실내 스포츠의 성지로 이름을 떨쳤다. 앞으로의 주도권은 일단 배구가 잡았다. 여자프로배구 GS칼텍스가 19일 도로공사와의 경기부터 장충체육관을 안방으로 사용한다. 25일 프로배구 올스타전도 계획돼 있다. 서울시설공단의 관계자는 “고품격 문화 체육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시민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장충체육관#육군체육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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