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형 해임돼 입국한 다음날 日로 출국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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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가족모임에 불참… “日롯데 경영상황 점검” 추측 돌아
롯데측 “원래 잡혀있던 출장일 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1·사진)이 10일 일본으로 출국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롯데그룹 측은 업무상 미리 잡혀 있었던 출장이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출국 시기가 미묘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앞서 신 회장의 형이자 신격호 총괄회장(93)의 장남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와 핵심 계열사 3곳에서 전격 해임됐다. 이에 신 전 부회장의 해임 사유 및 롯데그룹 내 후계구도와 관련된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는 시점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12일 “신 회장은 업무상의 이유로 지난 주말 일본행 비행기를 탔다”며 “구체적인 사유는 밝힐 수 없지만 형 신 전 부회장의 해임과 관련된 출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 회장의 출장 시점이 공교롭다. 일본 롯데를 책임져 왔던 형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된 다음 날인 9일 오후 한국에 왔다. 그는 11일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열린 가족모임에도 참석했다. 당초 동생인 신 회장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동생은 돌연 가족 모임 전날 일본으로 떠난 것이다. 형인 신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에서도 해임된 지 이틀 만이다. 형인 신 전 부회장도 곧 출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 신 총괄회장은 홀수 달은 한국에, 짝수 달은 일본에 머무는 식의 ‘셔틀경영’으로 양국 사업을 챙겨오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행을 자제해왔다. 일본 롯데에서 한국으로 직접 보고하러 오는 식이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차남 신 회장의 일본행은 아버지를 대신해 일본 롯데의 상황을 점검하고 내부 혼란을 수습하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 롯데는 신동빈 회장, 일본 롯데는 전문경영인인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72) 체제로 가겠지만 새로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지 확인차 갔을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다.

신 회장의 출국만으로 ‘신 회장이 일본 경영도 맡게 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의견도 있다. 신 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마나미(重光眞奈美·56)와 1남 2녀의 자녀들이 일본에 있어 일본을 자주 찾는 편이다.

김현수 kimhs@donga.com·최고야 기자
#신동빈#롯데그룹#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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