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맞는 금연 성공법 따로 있다…내타입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2일 19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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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값 인상에 따라 금연 열풍이 불고 있지만 금연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금단현상’이라는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금연 시도자의 65%가 1주일 안에 다시 담배를 입에 물게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금단현상을 막기 위해 각종 약과 니코틴 패치 같은 금연보조제 등도 팔리고 있지만 사람마다 효과가 다르고 처방하는 기준도 명확치 않다.

이런 가운데 사람마다 다른 ‘니코틴 분해 속도’를 기준으로 금연보조제를 선택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알코올 분해 효소의 양에 따라 술을 잘 마시느냐, 못 마시느냐가 판가름 나는 것처럼 니코틴 분해 속도가 느려 체내에 오래 머무는 사람과 분해 속도가 정상적이라 니코틴 성분을 몸에서 빨리 배출시키는 사람이 있다.

미국 펜실베니아대 의대 정신과 캐린 러만 교수팀은 니코틴 분해 속도가 느린 사람들의 경우 니코틴 패치를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인 반면, 정상인 사람들은 금연을 위해 먹는 약을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란셋 호흡기의학’ 12일자에 발표했다. 니코틴 성분을 얼마나 빠르게 분해해서 배출하는지를 따져 보조제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니코틴 분해 속도가 다른 금연 도전자 1246명을 대상으로 알약과 니코틴패치, 가짜 약을 이용해 11주간 금연 치료를 진행했다. 그 결과 분해 속도가 정상인 참가자 가운데 금연보조약을 먹은 사람의 38%가 11주간 담배를 피우지 않고 견뎌냈다. 금연보조약은 니코틴 성분은 아니지만 몸이 니코틴을 먹은 것처럼 인식하게 만들어 주는 성분으로, 도파민 호르몬을 증가시켜서 기분이 좋아지게 만드는 약이다. 반면 니코틴 분해 속도가 정상인 사람 중 니코틴패치를 이용한 사람은 22%만 담배의 유혹을 참아낼 수 있었다.

니코틴 분해 속도가 느린 사람의 경우 약과 패치 모두 효과가 비슷하지만 약을 먹은 사람들 가운데 메스꺼움이나 불면증, 우울감 등의 부작용을 호소한 사람들이 있었다.

사람마다 니코틴 분해 속도가 다른 이유는 우리 몸의 니코틴 분해를 조절하는 ‘CYP2A6’라는 유전자 때문이다. 10명 중 3명은 이 유전자가 다른 사람들과 조금 달라 니코틴을 분해하는 속도가 느리다.

현재 일반인이 실험에 참가하지 않는 이상 자신의 니코틴 분해 속도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없다.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조만간 병원에서 혈액검사 등을 통해 일반인이 자신의 니코틴 분해 속도를 측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어문연구팀 참조
캐린 러만(Caryn Lerman)
란셋 호흡기의학(Lancet Respiratory Medicine)
리쉰첸(LI-SHIUN CHEN)
앨런 대거(Alain Dagher)
몬트리올 병원 신경연구소(Montreal Neurological Institute and Hospital)

최영준동아사이언스기자 jxabb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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