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탈당 선언, 야권 정치지형 뒤흔들까?…“전당대회 앞두고 침 뱉었다”

  • 동아닷컴
  • 입력 2015년 1월 12일 09시 30분


코멘트
정동영 탈당 선언. 사진=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정동영 탈당 선언. 사진=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정동영 탈당 선언

새정치민주연합 정동영 상임고문이 11일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이어 신당 창당을 모색하는 국민모임에 합류하기로 했다. 새정치연합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의 의장을 두 번이나 지냈고, 2007년 대선후보로 나섰던 그의 탈당 선언은 야권의 정치지형을 뒤흔들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동영 고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랜 고민 끝에 오늘 새정치연합을 떠나 국민모임의 시대적 요청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고 탈당 선언을 하면서 “새정치연합은 서민과 중산층이 아닌 중상층(中上層)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새누리당 따라하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모임에서) 모든 걸 내려놓고 백의종군의 자세로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정동영 고문과 함께 최규식, 김성호, 임종인 전 민주당 의원도 탈당하기로 했다. 유원일 전 창조한국당, 최순영 전 민주노동당 의원도 합류할 계획이다. 천정배 전 의원은 “아직 관망 중이며 현재로선 탈당하거나 신당에 합류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호남의 한 재선 의원은 “차기 당 대표를 뽑는 2·8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에 침을 뱉었다”며 비난했다. 일부에선 동정론도 나왔다. 지난해 7·30 재·보궐선거 때 서울 동작을 출마설이 나오기도 했지만 당이 ‘구시대적인 인물’이라는 이유로 정동영 고문을 공천에서 배제하면서 당내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는 것이다. 정동영 고문과 가까웠던 노웅래 의원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당의 고려와 대접이 부족했다. 정동영 고문의 불만이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당권 주자들은 일제히 유감을 표시했다. 문재인 후보는 “(정동영 고문이) 바라는 만큼 진보 노선으로 가지 않더라도 당내에서 진보적 방향으로 이끌 수 있도록 노력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후보는 “심한 계파 갈등을 반성한다”고 했고, 이인영 후보는 “전당대회를 통해 당 혁신에 성공하면 (정동영 고문의) 탈당은 부끄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역 의원의 동반 탈당은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정동영 고문을 따라) 탈당할 의원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동영 고문이 주도하는 국민모임이 4월 보궐선거에서 후보를 낼 방침이어서 야권의 선명성 경쟁이 가속화하면 새정치연합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야권의 지형을 흔들 수 있다는 얘기다.

정동영 탈당 선언. 사진=동아일보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