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슈퍼공룡 온다” 오픈마켓 술렁… “한류열풍 타고 中사업 확장” 기대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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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인천 상륙 눈앞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그룹의 ‘인천상륙작전’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국 기업들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우선 중국 시장 진출을 노리는 기업은 반색하고 있다. 중국 내 최대 유통망을 갖춘 알리바바그룹을 발판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에게도 희소식이다. 기업 간 치열한 가격 경쟁이 예상돼 상품을 더 싸게 구입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내에서 알리바바그룹과 직접 경쟁을 벌여야 하는 기업은 ‘공룡의 등장’에 긴장하고 있다.

알리바바그룹은 우선 물류센터, 호텔, 쇼핑몰 등의 복합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앞세워 다른 사업 영역에서도 속속 한국 공략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알리바바의 사업 영역이 인터넷 쇼핑, 온라인 결제, 물류·택배, 자동차 서비스, 여행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한 유통 산업 전반에 걸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기업에 미치는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 국내 업체들에 기회 될 듯


알리바바그룹의 한국 상륙은 거대한 중국 시장을 노리는 국내 업체들에 호재다. 국내 업체들이 타오바오(淘寶)나 T몰에 입점하는 방법을 통해 중국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한국 패션 브랜드 인기가 높고 케이팝, 드라마 등 한류 열풍으로 한국 상품에 대한 욕구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의 비중이 날로 커지는 중국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의 성공 가능성도 높다.

알리바바그룹은 2000년 처음 국내 진출을 시도했다. 당시 낮은 인터넷 보급률과 알리바바그룹의 자금 부족으로 1년 만에 철수하긴 했지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한국 진출을 모색해 왔다. 2000년에 처음으로 한국 사무소를 개설했으며 창업주인 마윈(馬雲) 회장은 지난해 8월 한국을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 오픈마켓 시장 지각변동 불가피

알리바바의 진출이 가시화되면 오픈마켓 시장은 지각 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알리바바그룹의 오픈마켓 서비스인 타오바오와 T몰의 거래 규모를 합하면 2013년 기준 약 270조 원에 이른다. 타오바오는 소비자 간 거래(C2C) 서비스를, T몰은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국어로 ‘보물을 캐다’라는 의미인 타오바오는 중국 C2C 거래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다. T몰은 B2C 시장의 51%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에 같은 기간 국내 오픈마켓(G마켓, 옥션, 11번가)의 총 거래 규모는 약 15조6000억 원이다.

타오바오와 T몰은 엄청난 거래 규모를 바탕으로 기존 오픈마켓과는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타오바오는 판매수수료 없이 광고비로 수익을 내고 있으며 T몰은 5% 정도의 판매수수료만 받고 있다. 국내 오픈마켓들의 평균 판매수수료가 12∼15%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이다.

이 때문에 타오바오와 T몰이 한국에 상륙할 경우 오픈마켓 간 치열한 수수료 인하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이베이코리아(G마켓, 옥션)와 SK플래닛(11번가)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국내 오픈마켓 시장의 재편도 불가피하다.

○ ‘태풍의 눈’ 전자결제 서비스


알리바바는 온라인 유통 영역뿐 아니라 금융업 및 결제 시스템도 갖추고 있어 핀테크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크다. 알리바바 관계사인 알리페이는 현재 한국 기업들과의 제휴를 통해 온라인 결제망을 제공하고 한국에 여행을 온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만 영업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한국인 고객을 상대로 사업을 확장할 여지가 있다.

현재 알리페이와 제휴한 가맹점에서는 중국인 관광객이 상품을 구매한 뒤 스마트폰에 표시된 QR코드로 결제할 수 있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한국 업체들도 적극적으로 알리페이와 제휴를 원할 것으로 보인다.

김기용 kky@donga.com·서동일 기자
#중국#알리바바#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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