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미 도착 LA공항서 교민끼리 충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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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북 발언 논란에 결국 강제 출국… 신씨 “짝사랑 사람에 배신당한 심정”
“북한으로 가라” “민족의 영웅 환영”… 재미 보수-진보단체 몸싸움 벌여

북한 관련 토크콘서트에서 ‘종북 발언’을 한 혐의로 수사를 받아 온 신은미 씨(51·여)가 10일 원래 거주지인 미국으로 강제 출국 조치됐다.

신 씨는 이날 오후 7시 50분경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출국했다. 그는 출국 직전 기자들과 만나 “짝사랑하던 사람에게 배신당한 심정”이라며 “몸은 강제 퇴거되지만 모국의 평화통일을 위해 해외에서 기도하고 애쓰겠다”고 말했다. 신 씨는 인천공항에서 심경을 밝힌 뒤, 함께 토크콘서트를 진행하다가 기소된 황선 씨(41·여)를 껴안고 눈물을 흘렸다. 기다리던 지인 30여 명에게도 한 명씩 “고맙다”는 말을 건넨 뒤 출국했다.

신 씨가 인천공항에 도착해 법무부 호송차량에서 내리는 순간 황 씨를 비롯한 지인들과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 간에 충돌이 벌어졌다. 면담 시간을 5분으로 제한하자 지인 중 일부가 호송차량 바퀴에 드러누워 112타격대가 현장 출동하기도 했다.

외국인이 한국에서 국익에 위배되는 범법행위를 하면 법무부는 강제퇴거명령을 내릴 수 있다. 강제퇴거명령을 받고 출국하면 5년간 한국에 들어올 수 없다.

신 씨가 출국했지만 법적 공방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 씨는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에 “따르겠다”고 말했지만 법률대리인인 김종귀 변호사는 “강제퇴거는 행정소송,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은 헌법소원으로 각각 법리를 다툴 것”이라고 밝혔다.

신 씨가 같은 날 오후 2시 40분(현지 시간)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하자 미국에서도 보혁 충돌이 발생했다. 입국 전부터 미국 내 한인진보단체에서는 “민족의 영웅 신은미 환영” 등의 팻말을 들고 나왔지만, 보수단체에서는 “북한이 좋으면 북한으로 돌아가라”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팽팽히 맞섰다. 신 씨가 교회 지인 및 진보단체 회원 20여 명과 함께 입국장을 빠져나가려고 하자 보수단체 회원 20여 명이 “종북분자는 북한으로 가라”면서 귀가를 막으며 몸싸움을 벌였다. 로스앤젤레스 경찰이 보수단체 회원 2명을 연행하고서야 충돌이 끝났다. 신 씨는 “당분간 쉬고 싶다. 차차 어떻게 할지 생각해 보겠다”고 말하며 공항을 빠져나갔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종북#신은미#교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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