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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국민안전처가 ‘우수지자체’로 뽑은지 열흘만에 참사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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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국민안전처가 ‘우수지자체’로 뽑은지 열흘만에 참사라니

동아일보입력 2015-01-12 03:00수정 2015-01-1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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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발생한 경기 의정부시 대봉그린아파트 화재 참사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가 내놓은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안전 대한민국’은 아직 멀었다는 사실을 확연히 보여준다. 화재가 발생한 공간이 주거공간이 아닌 주차장이었고, 시간대가 주말 오전이었음에도 사망자 4명, 부상자 126명의 엄청난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1층 주차장에 세워둔 오토바이에서 발화한 불은 1시간도 안 돼 대봉그린아파트 10층까지 옮겨붙었다. 빠른 속도로 인접한 오피스텔인 드림타운, 해뜨는 마을까지 집어삼켰다. 건축법상 오피스텔인 대봉그린아파트 등은 10층 이하일 경우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아도 돼 피해가 커졌다. 2009년 정부가 전세난 해소를 위해 소형주택 공급을 늘린다는 취지로 도시형 생활주택에 대한 규정을 완화했다.

오피스텔 사이의 거리가 2m도 안 되고, 건물 외벽이 스티로폼 단열재로 마감된 것도 연기가 치솟고 화염이 쉽게 옮겨붙는 원인이 됐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 도시형 생활주택은 서울에서만 2009년 11곳에서 지난해 1188곳으로 100배 넘게 늘어났다. 규제 완화가 시대적 요청이라고 해도 안전에 꼭 필요한 규제까지 풀어서는 안 될 일이다.


대봉그린아파트에 사는 의정부소방서 진옥진 소방사는 임용된 지 1년도 안 된 새내기에다 비번이었지만 인명구조 작업에 뛰어들었다. 연기가 10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막자 옆 동 옥상에 판자를 대어 주민 13명을 안전하게 이동시킨 뒤 자신은 연기 흡입으로 병원에 실려가 감동을 준다. 이재정 신곡지구대 순경도 오피스텔 안으로 뛰어들어가 주민들을 대피시키던 중 갑자기 들이닥친 유독가스를 피하기 위해 3층에서 뛰어내리다 큰 부상을 입었다. 이런 투철한 직업윤리를 지닌 소방관과 경찰이 있기에 더 큰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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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 판교 지하 환풍구 붕괴, 담양 펜션 화재 참사 등은 우리 사회에 안전에 대한 심각한 경고등을 울렸다. 정부가 “세월호 이전과 이후는 달라야 한다”며 국민안전처까지 만들었지만 안전의 구멍은 곳곳에 뚫려 있는 실정이다. 당국의 무사안일주의와 국민의 안전불감증도 여전하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여객선, 환풍구, 펜션 바비큐장 등 지난해 대형 사고가 발생했던 시설을 점검한 결과 정부에서 27개 제도 개선 과제를 내놓았음에도 현장은 달라진 것이 별로 없었다.

의정부시는 국민안전처가 1일 선정한 ‘2014년 지자체 재난관리 실태 점검’에서 우수 기관으로 선정된 지자체다. 자연재해 대응능력 위주로 평가했다지만 의정부가 이 정도라면 다른 지자체의 재난 관리는 어떠할지, 국민은 안전처를 믿어도 될는지 실로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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