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창업사관학교’ 출신들 창업노하우 공개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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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연구원 16명 경험담 녹인
창업도전기 ‘치열하게 더…’ 발간
AP시스템 등 16개 기업 사례 다뤄

반도체 장비업체 ㈜AP시스템은 2013년 기준으로 연간 매출액이 2540억 원, 직원 357명의 코스닥 상장 기업(2003년)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선임연구원 출신의 정기로 대표가 1994년 창업할 당시만 해도 자본금 1억2000만 원에, 직원 3명 규모였다.

탄탄한 기술을 무기로 출발했지만 1997년 외환위기는 비켜 가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 위기 역시 기술력으로 극복했다. 기술력을 높이 산 대기업의 벤처투자로 회생의 길을 찾았다. 정 대표는 창업을 앞둔 후배 연구원들에게 “준비는 신중히 하되, 실패보다 성공에 주목해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기술 창업, 기술 사업화가 화두인 가운데 ETRI가 정 대표를 포함해 연구원 출신 창업자 16명의 경험담을 담은 창업 도전기 ‘치열하게 더 + 과감하게’를 펴냈다. ETRI는 정부출연연구소의 ‘창업사관학교’로 불린다. 2000년 이후 지금까지 이곳 출신 연구원이 창업한 기업은 500여 개에 이르고, 이 가운데 24개 기업이 코스닥에 상장됐기 때문이다. 연구원 창업에 이어 최근 정부가 관심을 갖는 연구소 기업 창업도 29개에 이르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기업들은 AP시스템 외에 위세아이텍, 빛과전자, ㈜텔트론, 블루웨이브텔, 위월드, 넷앤티비, 유비테크, 테스트마이다스, 가치소프트, 욱성미디어, 호전에이블, 레이다솔루션, 알티스트, 뉴라텍, 라인웍스 등이다.

창업 도전의 주인공들은 “기술만 믿고 연구소라는 온실에서 치열한 정글로 과감하게 뛰쳐나왔을 때 어려움은 예상보다 훨씬 컸다”며 “하지만 지나고 보니 무엇보다 보람 있는 도전이었다”고 술회했다. 창업은 위험하고 난관이 적지 않지만 도전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얘기다.

기술 하나 믿고 창업에 뛰어든 연구원 출신 기업가들이 이구동성으로 강조한 것은 오히려 ‘사람’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기술은 변하지만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인력을 어떻게 활용하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 된다.”

김흥남 ETRI 원장은 “창조경제에 부응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 연구원들의 기술 창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 사업화 지원 등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런 창업 도전기가 연구원과 기업인들의 도전 정신을 북돋워 주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TRI는 2017년 100개 기술 창업과 1만 명 고용 창출, 1조 원 매출 증대를 목표로 잡고 이를 위해 개방형 혁신 사업과 연구소 기업 설립, 창업 공작소 운영 등의 프로그램을 적극 추진 중이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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