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간호사가 심심하다는 이유로 30명 살해”…방법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9일 14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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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한 남성 간호사가 심심하다는 이유로 입원 환자들에게 과다한 약물을 주입해 30여명을 살해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주장이 사실일 경우 2차 대전 이후 독일의 최대의 연쇄 살인범으로 ‘죽음의 천사’로 불렸던 20대 후반의 남자 간호사 슈테판 레터가 노인 환자 28명을 살해해 2006년 종신형에 처해진 사건보다 더 큰 충격적인 사건이 된다.

8일 독일 북부 도시 올덴부르크에서 열린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정신의학 전문가는 살인죄로 기소된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한 남성 간호사(38)를 면담하는 과정에 그가 30명을 살해했음을 고백했다고 밝혔다. 문제의 간호사는 2005년 환자에게 약물을 주입하다가 동료들에게 발각돼 2008년 살인미수 혐의로 7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작년 9월 환자 3명 살해와 다른 2명에 대한 살인 미수 혐의가 추가로 밝혀져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다.

이 간호사는 2003년부터 2005년 사이에 올덴부르크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면서 심장박동을 교란시키고 혈압을 낮추는 약제를 환자들에게 주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관들은 이 남자 간호사가 자신의 심폐소생술을 과시하기 위해 응급상황을 만들려 했거나 심심하다는 이유로 환자들에게 약물을 과다 주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법원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증언에 나선 정신의학 전문가는 피고가 3명 살인과 2명에 대한 살인 미수를 인정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90명의 환자들에게 약물을 과다 주입해 이 가운데 30명을 숨지게 했다는 것도 시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피고를 최근 4차례 면담했으며 피고가 다른 병원과 노인요양원, 응급의료센터 등에서도 근무했지만 이들 기관에서는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내용도 증언했다.

법원 대변인은 그러나 정신의학 전문가의 증언은 법적으로 피고 본인의 자백으로 간주되지 않는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이 간호사는 지금까지 법정에서 일절 발언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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