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달-비염, LED 빛으로 깔끔하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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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부위에 빛 쪼이는 光치료, 아토피-관절염에도 효과

신생아에게 파란색 발광다이오드(LED) 빛을 쪼였더니 절반에서 황달이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광 치료의 효과가 드러나고 있다.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신생아에게 파란색 발광다이오드(LED) 빛을 쪼였더니 절반에서 황달이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광 치료의 효과가 드러나고 있다.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식물이 태양빛을 받아 에너지를 만들 듯 사람에게 빛을 쪼여 질병을 치료하는 광(光) 치료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덴마크 의학자 닐스 뤼베르 핀센이 카본 아크등을 이용해 피부결핵을 치료한 공로로 190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이후 암 치료에 레이저가 쓰일 만큼 광 치료는 발전을 거듭했다.

광 치료의 원리는 식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식물이 엽록소를 통해 빛을 흡수한다면 사람은 세포 속 색소포(chromophore)나 광 수용기가 빛을 흡수해 세포의 대사활동을 촉진시킨다.

문제는 이런 세포조직이 분포된 위치가 다르고, 빛 또한 파장에 따라 침투할 수 있는 거리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세포에 따라 조금 차이는 있지만 파장이 40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인 보랏빛은 1mm까지만 침투하고, 630∼640nm의 붉은빛은 2cm까지 침투할 수 있다. 결국 목표로 하는 세포조직까지 원하는 파장의 빛을 보내는 것이 광 치료의 핵심이다.

최근에는 발광다이오드(LED)가 사용하는 반도체의 종류에 따라 내보내는 빛의 파장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광 치료의 주요 광원으로 쓰인다. 실제로 황달에 걸린 신생아에게 450nm 파장의 LED 빛을 8일 동안 쪼였더니 50%가 치유됐으며, 알레르기 비염 환자에게 660nm의 LED 빛을 쪼였더니 4명 중 3명에게서 증상이 호전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단국대 의학레이저연구센터와 지엘디테크가 개발한 개인용 LED 통증 치료기. 지엘디테크 제공
단국대 의학레이저연구센터와 지엘디테크가 개발한 개인용 LED 통증 치료기. 지엘디테크 제공
외과 수술을 받은 뒤 633nm의 LED 빛을 매일 20분 쬔 환자는 일반 환자보다 상처 회복이 2, 3배 빨라졌다는 보고도 있다. 최근에는 특정 파장의 빛을 받으면 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광감작제(光感作劑)를 함께 쓰는 광역동 요법도 개발돼 광 치료의 효과를 높이고 있다. 김범준 중앙대 의대 교수는 “LED가 통증을 완화하고 염증 자체를 억제해 주기 때문에 아토피 피부염이나 잇몸 염증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세계 LED 의료기 시장은 2018년 3억1000만 달러(약 341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메드믹스가 피부 상처를 빠르게 아물게 하는 LED 광 치료기를 개발해 201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LED 광 치료기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았다. LED 출력이 아직 충분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LED 칩 하나가 400nm 영역에서는 15밀리와트(mW), 850∼900nm의 근적외선 영역에서는 10mW의 출력을 내지만 정작 치료 효과가 높은 650∼680nm 영역에선 LED 칩 하나당 5mW 수준에 그친다.

권오균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광집적플랫폼연구실장은 “출력이 낮은 LED는 자칫 비싼 조명에 그칠 수 있다”며 “최근 LED와 레이저의 중간적인 특성을 지닌 고휘도 다이오드(SLD)가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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