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건양대 ‘교외 기숙사’ 조성… 학생들 입주부담 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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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캠퍼스 주변 주민들과 협약… 다세대 건물 싼값에 기숙사로 활용
건립비용 절감-학생 확보 ‘윈윈’

준공앞둔 순천향대 ‘기숙형 학습 공동체’ 2월 준공을 앞둔 순천향대 ‘기숙형 학습 공동체(SRC)’ 건물. 이곳에선 학생들에게 수업외 시간에 외국어 학습과 인성 교육 등이 이뤄진다. 순천향대 제공
준공앞둔 순천향대 ‘기숙형 학습 공동체’ 2월 준공을 앞둔 순천향대 ‘기숙형 학습 공동체(SRC)’ 건물. 이곳에선 학생들에게 수업외 시간에 외국어 학습과 인성 교육 등이 이뤄진다. 순천향대 제공
새 학기를 앞두고 매년 대학 기숙사 ‘입주 전쟁’이 벌어지면서 학교마다 묘안을 짜내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기숙사 수는 한정돼 있는데 주변 원룸 등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고 안전해 지원자가 몰리기 때문이다. 재정 여건이 허락돼도 학교 주변 건물주 등의 반발 때문에 무작정 늘리기도 어렵다.

충남 논산의 건양대가 이런 문제를 해결해주는 ‘교외 기숙사’ 조성에 나섰다. 지역의 다른 대학도 각자의 환경을 감안해 학생들의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 건양대의 묘안 ‘교외 기숙사’

건양대는 논산캠퍼스(창의융합캠퍼스)와 주변을 전교생이 공동으로 생활하는 기숙형 캠퍼스로 조성하기로 하고 6일 그 첫 단추를 채웠다. 논산시와 은진면 주민자치위원회 등과 ‘대학촌 활성화’ 협약을 맺어 학교 주변 다세대주택 건물을 학생 기숙사로 활용하기로 한 것. 대학 측은 기숙사 건립 비용을 절감하고 주민들은 안정적으로 학생들을 소개받을 수 있어 ‘윈윈’이 가능하다. 논산시로서도 인구 증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학생들은 협약에 따라 임차료를 10% 감면받는다. 주소를 이전하며 논산시는 비용 일부를 장학금으로 지원한다. 학교 측은 우선 다세대 건물 6개동에 대해 건물주와 임대 협약을 맺어 이번 신학기에 200명을 입주시키기로 했다. 입주를 앞둔 유아교육과 2학년 김승혜 씨는 “교내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해 실망했는데 좋은 조건의 대안이 생겼다”고 기뻐했다.

건양대는 이 같은 ‘교외 기숙사’를 점차 확대해 궁극적으로는 기숙형 캠퍼스를 조성할 계획이다. 창의융합캠퍼스 재학생 5000명 가운데 교내 기숙사(1800명 수용)에 들어가지 못해 주변에 거주하거나 통학하는 나머지 학생들을 모두 수용해 ‘건양문화마을’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 대학이 ‘수업 외 일상’도 지원

주변의 주거시설 사정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충남 아산의 순천향대는 기숙사를 더 짓기로 하고 우선적으로 올해 신입생 2400여 명은 희망자 전원을 수용하기로 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순천향 기숙형 학습 공동체(SRC)’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이는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인성 함양과 진로 탐색, 동아리 활동, 외국어 학습 등 다양한 방과 후 활동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여가 시간에 ‘비교과 과정’에 참여해 공부도 하고 리더십도 기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학교가 학창 시절을 보다 체계적이고 충실히 보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순천향대는 지상 8층, 지하 2층 규모에 음악과 무용, 상담, 강의, 실습 공간을 갖춘 ‘SRC 콤플렉스’를 건축 중이다.

캠퍼스 밖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안전을 지키는 일에도 대학이 적극적으로 나선다. 유학생이 상대적으로 많은 대전의 배재대는 대전 서부경찰서와 함께 지난해부터 외국인 유학생들이 주축이 된 글로벌 치안봉사단 ‘유니캅스(Uni-Cops)’를 조직해 대학 주변 원룸촌 순찰을 강화하고 통역도 해주고 있다. 이를 위해 2011년 서부경찰서와 ‘폴리스 헬프 라인(Police Help Line)’ 협약식을 했다.

건양대와 논산시는 교외 기숙사가 있는 학교 주변에 학생 안전을 위한 가로등과 폐쇄회로(CC)TV 등을 설치한다. 또 학교 주변 커피숍 2층의 세미나실과 캠핑장, 수영장 등을 학습과 여가활동 공간으로 저렴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학교 측은 교외 기숙사의 학생들에 대해서는 순천향대와 같은 기숙형 학습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또 오후 11시 통금과 외박 사전허락, 금연 및 금주, 혼숙 금지 등 교내 기숙사와 같이 학칙을 적용하기로 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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