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90% ‘甲질’ 당해…부당한 대우 1위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7일 15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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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기사와 관계없는 자료사진. 동아일보 DB
해당 기사와 관계없는 자료사진. 동아일보 DB
갑(甲)과 을(乙). 우리 사회에는 보이지 않는 계급이 존재하는 모양이다. 잇따른 ‘갑(甲)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땅콩 회항’ 사건이 검찰의 조사를 받는 가운데, 갑을 관계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됐다.

경기도 부천의 한 백화점에서 모녀 고객이 주차요원에게 폭언을 퍼붓고 무릎을 꿇렸다는 내용의 시민단체의 고발장이 6일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다음날 광주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택배 찾아가라는 전화를 했다는 이유로 주민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고소장을 접수하기도 했다.

갑을 관계의 입장차는 직장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직장인 10명 중 9명이 을의 위치에서 갑에게 부당한 대우를 당했다고 토로한 것.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 796명을 대상으로 ‘직장생활의 갑을 관계’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그 결과를 7일 발표했다.

먼저 직장생활 중 을의 위치일 때 갑에게 부당한 대우 당한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 89.9%가 ‘있다’고 대답했다. 이들이 당한 부당한 대우(복수응답)로는 ‘갑이 일방적으로 업무 등 스케줄 정함(55.3%)’이 1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시도 때도 없이 업무 요청(48.7%)’, ‘반말 등 거만한 태도(38.1%)’, ‘의견 등 묵살 당함(37%)’, ‘업무를 벗어난 무리한 일 요구(35.9%)’, ‘욕설 등 인격모독(19.6%)’, ‘비용을 제때 결제해주지 않음(14.5%)’, ‘업무 실적을 빼앗김(12.7%)’ 등의 순이었다.

부당한 대우는 스트레스로 이어졌다. 직장인 10명 중 5명은 부당한 대우로 인한 스트레스 증상(복수응답)으로 ‘만성 피로감(52.2%)’을 꼽았다. 또 ‘두통(43.2%)’, ‘소화불량(42.2%)’, ‘수면장애(26.7%)’, ‘우울증(22.1%)’, ‘피부 트러블(22.1%)’, ‘불안장애(15.5%)’, ‘급격한 체중 변화(14.5%)’, ‘탈모(14.2%)’ 등의 증상을 호소했다.

그러나 부당한 대우를 당했어도 절반 이상(51.1%)이 불만을 표현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그 이유(복수응답)로는 ‘괜히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66.1%)’라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한편, 가장 어려운 갑을 관계를 묻는 질문에 29.2%가 ‘고용주와 직원’을 첫 손에 꼽았다. 그 다음으로는 ‘원청업체와 하청업체(18%)’, ‘기업과 비정규직(12.3%)’, ‘대기업과 중소기업(12.1%)’, ‘직원과 손님(5.7%)’, ‘기업과 구직자(5.4%)’, ‘교수와 학생(4.3%)’ 등의 순이었다.

백주희 동아닷컴 기자 ju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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