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주니어를 위한 사설 따라잡기]김정은, 행동으로 나서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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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이 올해 신년사(새해맞이 공식 인사말)에서 남북 고위급 접촉을 다시 시작하는 것과 정상회담 가능성을 내비쳤다. 광복 및 분단 70주년을 맞아 남북관계 발전에 북한이 관심을 보인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한미 연합군사연습 중단과 흡수 통일을 추구하지 말 것 등을 대화의 전제조건(어떤 것을 이루기 위해 먼저 내세우는 요구)처럼 요구해 차분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남조선 당국이 진실로 대화를 통해 북남관계를 나아지게 만들려는 입장이라면 중단된 고위급 접촉도 다시 할 수 있고 부분별 회담도 할 수 있다”며 “분위기와 환경이 마련되는 데 따라 최고위급 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또 “대화, 협상을 실질적으로 진행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전체적인 발언 취지는 남한 정부가 대북(對北·북한에 대한)정책을 바꿔야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남북관계가 나빠진 책임을 남한 쪽에 넘겨씌우려는 기존 시각도 그대로다. 특히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의 군사훈련을 비난하며 “외세와 함께 벌이는 무모한 군사연습을 비롯한 전쟁을 부추기는 행위를 그만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은이 “흡수 통일을 추구하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한 것도 마찬가지다. 흡수 통일과 자신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세우려는 국제사회의 북한 인권에 대한 압박이 두려운 듯하다.

김정은의 현실 인식에 변화가 없는 한 박근혜 대통령과 만나도 남북관계가 뚜렷하게 나아지지 못할 것이다.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고, 과감한 개방과 개혁으로 1인 독재 체제의 폐단(해로운 현상)을 바로잡을 때에만 남북관계도 근본적으로 나아질 수 있고 북한이 살아갈 길도 열린다. 하지만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핵을 포기할 생각도 없고 독재체제를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올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통일 기반을 세우고 통일의 길을 열어갈 것”이라고 밝혔으나 조급해할 이유는 없다. 작년에도 북한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얘기했지만 잇단 도발을 했다. 지금 남북 간에 필요한 것은 거창한 이벤트가 아니라 이산가족 상봉과 대북 인도적 지원 등에서 차근차근 신뢰를 쌓아갈 수 있는 진정성 있는 대화다. 북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대화 의지를 보여야 한다.

동아일보 1월 2일자 사설 정리

사설을 읽고 다음 문제를 풀어보세요.


1. 다음 중 새해 인사로 적절하지 않은 한자말은?

① 만사형통(萬事亨通)
② 근하신년(謹賀新年)
③ 송구영신(送舊迎新)
④ 입춘대길(立春大吉)

2. 다음 설명에 해당하는 단어를 본문에서 찾아 써보세요.

체제가 다른 두 나라가 통일을 할 때 한쪽의 체제에 다른 쪽의 체제를 완전히 맞추어 이루는 통일.

3. 김정은의 신년사에서 긍정적인 점은 무엇이고 부정적인 점은 무엇인지 본문을 요약해 500자 이내의 짧은 글로 정리해 보세요.

김보민 동아이지에듀 기자 g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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