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희 한국시인협회장 “현재의 삶을 향한 아프고도 뜨거운 열정의 기록”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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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산문집 ‘살아 있다는 것은’ 낸 문정희 한국시인협회장

문정희 한국시인협회장은 등단 46주년을 맞아 시와 산문을 묶은 ‘살아 있다는 것은’을 출간했다. 그의 시집은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스웨덴어 등으로 번역됐고 2010년 스웨덴의 노벨 문학상 수상 시인 하뤼 마르틴손 재단이 수여하는 시카다상을 수상한 바 있다. 생각속의집
문정희 한국시인협회장은 등단 46주년을 맞아 시와 산문을 묶은 ‘살아 있다는 것은’을 출간했다. 그의 시집은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스웨덴어 등으로 번역됐고 2010년 스웨덴의 노벨 문학상 수상 시인 하뤼 마르틴손 재단이 수여하는 시카다상을 수상한 바 있다. 생각속의집
“젊은 날부터 나는 살아 있다는 것은 순간을 파도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순간을 놓치는 것은 영원을 놓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하여 매순간을 뜨겁게 치열하게 타오르곤 했습니다.”(서문에서)

등단 46주년을 맞은 한국시인협회장인 문정희 시인(68)이 시산문집 ‘살아 있다는 것은’(생각속의집·사진)을 출간했다. 낱낱이 흩어져 있던 문 시인의 산문들과 가장 잘 어울리는 시를 골라 함께 묶었다. 각 44편씩 담겼다. 시인은 책에서 “젊은 날의 나의 슬픔과 상처, 그리고 나의 사랑과 절망이 그대로 드러난 글들”이라며 “모두가 순간의 삶, 바로 현재의 삶을 향한 나의 아프고 뜨거운 열정의 기록”이라고 소개했다.

2015년 새해, 시인은 특유의 활기와 생기로 독자들에게 용기를 준다. 표제작인 시 ‘살아 있다는 것은’에서 시인은 “살아 있다는 것은/파도처럼 끝없이 몸을 뒤집는 것이다/내가 나를 사랑하기 위해 몸을 뒤집을 때마다/악기처럼 리듬이 태어나는 것이다”라고 선언한다. 함께 묶인 산문 ‘다시 오라, 눈부시게 빛나던 날들’에서 “나는 진실로 한순간 한순간을 섬광처럼 살아보고 싶었다. 그 누구와도 다른 오직 나만의 모습으로 눈부시게 질주하고 싶었다”고 했다.

문 시인은 여고 시절 천부적인 재능을 뽐내며 시집 ‘꽃숨’을 출간하고 1969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했다. 그리고 “오직 시인이고” “시(詩)라는 모국어로 나 자신을 혁명하고” 싶다며 오로지 시만 팠다. 시 ‘목숨의 노래’에서 “목숨의 처음과 끝/천국에서 지옥까지 가고 싶었다// 맨발로 너와 함께 타오르고 싶었다/죽고 싶었다”고 했다.

문 시인은 “사랑이 아니라면 우리는 무엇으로 이 나약하고 짧은 생명을 눈부시게 키울 수 있으랴”라고 썼다. ‘사랑’ 자리에 시, 문학밖에 놓을 것이 없다.

미모가 출중한 학생이 받는 상은 못 받고 ‘미스 건치’로 뽑힌 사연, 부부싸움 후 집을 박차고 나와 호텔 숙박부에 무직이라고 쓴 이야기, 아이 둘을 이끌고 30대 초반 미국 유학을 떠나 블루진을 입고 고군분투한 기억 등 시 밖의 시인의 삶도 들려준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살아 있다는 것은#문정희#한국시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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