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드림]“세계는 단일시장… 해외로 나가 뿌리내려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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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토크]일자리 프로그램 운영 렛츠런재단 현명관 이사장이 말하는 글로벌 취업

현명관 렛츠런재단 이사장(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지난해 이 재단이 마련한 청년 취업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 취업에 성공한 김주경 노상우 손지연 씨(왼쪽부터)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과천=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현명관 렛츠런재단 이사장(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지난해 이 재단이 마련한 청년 취업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 취업에 성공한 김주경 노상우 손지연 씨(왼쪽부터)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과천=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국내 기업에 입사하기도 쉽지 않은데 하물며 해외 취업은 얼마나 더 힘들까. 낯선 언어와 환경에 대한 두려움을 딛고 당당히 해외 취업에 성공한 젊은이들이 있다. 한국마사회의 사회공헌재단인 렛츠런재단이 마련한 ‘청년희망 일자리 찾기 지원사업’을 통해서다.

렛츠런재단은 지난해 10월부터 ‘청년희망 일자리 찾기 지원사업’을 진행했다. 국내 및 해외 취업을 목표로 삼고 있는 젊은이들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을 제공한 것이다.

이 프로그램에 지원한 80명 중 절반 이상이 해외 취업에 성공했다. 렛츠런재단은 해외 취업에 성공한 학생들과 현명관 렛츠런재단 이사장(한국마사회 회장·74)이 함께 사업의 성과와 의미를 진단하는 좌담회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취업 프로그램을 개설한 이유, 젊은이들이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하는 이유 등을 들어봤다.

▽노상우(29·인하대 전자공학과 졸업 예정)=렛츠런재단 덕분에 당당히 합격통지서를 거머쥘 수 있었어요. 이사장께서 청년들을 위한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신 이유를 듣고 싶습니다.

▽현명관 이사장=요즘 어디를 가든지 복지가 화두지요. 최상의 복지는 바로 일자리라고 생각합니다. 일자리는 모든 복지의 출발점입니다. 실업은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줍니다. 특히 청년실업은 사회에 큰 악영향을 미칩니다. 젊은이들이 정착을 못하면 소외감을 느끼고 좌절감을 맛봅니다. 이는 사회에 대한 적대감으로 변질될 수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청년실업 해소야말로 가장 중요한 복지라고 봤습니다. 국민과 함께하는 기업으로서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일은 당연한 것이지요.

▽손지연(26·여·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졸업)=예전부터 해외 취업을 꿈꿨기 때문인지 외국 기업에 이력서를 넣고 면접을 준비하는 등의 교육과정에서 참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특별히 해외 취업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현=이제는 세계가 하나의 시장이에요. 대한민국 국민들끼리 좁은 땅덩어리에서 경쟁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넘버 원, 온리 원’인 세계 일류 상품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국내 기업들도 더는 영속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지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언어나 문화 같은 물리적인 제약을 딛고 해외에 나가 뿌리를 내린다면 이는 바로 대한민국 경제영토가 확장되는 효과를 불러옵니다.

▽김주경(25·여·이화여대 중어중문학과 졸업 예정)=당장 며칠 뒤면 해외에서 일할 생각을 하니 설레지만 부담도 됩니다. 글로벌 비즈니스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요.

▽현=베트남이든 한국이든 기업에서 살아남으려면 구성원들로부터 자신이 조직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인정받아야 합니다. 이게 바로 경쟁력입니다. ‘원 오브 뎀(One of them)’은 의미가 없어요.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주인의식을 가져야겠지요. 내가 맡은 일이 우리나라와 회사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자기 최면을 거는 습관을 들여 보세요.

▽노=외국어를 확실히 익혀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현=룩셈부르크, 스위스 등을 보면 면적은 작지만 경제력이 막강하지요. 그곳 사업가들은 4, 5개 언어를 마음대로 구사합니다. 이게 그들이 살아남는 길이지요. 우리가 살길도 바로 이런 자세입니다. 영어는 기본, 다른 언어도 원어민 수준으로 다룰 줄 알아야 해요.

▽손=일에 재미를 붙이는 것도 중요해 보입니다.

▽현=맞아요. 제가 호텔신라에 임원으로 있을 때 고 이병철 삼성 회장이 제게 “호텔에 와보니 어떤가?”라고 물었습니다. 전 얼떨결에 “재미있다”고 답했지요. 그 말을 들은 이 회장이 “재미있으면 됐다”고 하더군요. 그 어떤 의무감으로 무장한 사람도 재미를 붙이며 일하는 이들을 이기지 못합니다.

▽김=대학 입학 때까진 실패를 해본 적이 거의 없었어요. 입사전형에서 떨어진 게 사실상 인생의 첫 실패인 셈입니다. 그동안은 온실 속 화초로 지냈던 셈이죠.

▽손=저도 과거 입사원서만 30곳 넘게 넣었는데 죄다 떨어지고 나니 자신감이 급감하더군요. 그래도 홀로 고민하는 과정을 통해 성숙해지는 나를 발견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현=저도 정치에 도전하면서 실패를 몇 번 맛봤습니다. 이후 참 많이 성숙해지고 안목도 넓어졌어요. 여러분이 그동안 겪은 실패가 직장에서 제대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노=프로그램을 통해 저를 좀 더 완성시켰다는, 그리고 준비가 됐다는 모습을 기업에 내세울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좀 더 많은 젊은이들이 이 프로그램에 함께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현=프로그램은 평가, 분석을 거쳐서 보완할 점은 보완하고 키울 내용은 더 보강해볼 생각입니다. 후속 사업은 해외 취업에 좀 더 비중을 크게 두려 합니다. 여러분이 1기니까 좋은 성과를 보인다면 후배들의 앞길도 더욱 넓어지겠네요.

과천=박창규 기자 kyu@donga.com
#일자리#렛츠런재단#현명관#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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