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속 온도가…’ 겨울철 감기 잘 걸리는 과학적 이유 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6일 15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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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라는 말이 있다. 더운 여름철 감기는 잘 걸리지 않는다는 말인데, 이 말은 반대로 겨울철엔 감기에 걸리기 쉽다는 뜻이 된다. 그런데 이 옛말이 ‘참말’이라는 사실이 최근 연구결과로 확인됐다.

이와사키 아키코 미국 예일대 면역생물학과 교수팀은 코감기를 일으키는 주원인인 라이노바이러스(Rhinovirus)가 겨울철 기승을 부릴 수 있는 이유는 콧속의 온도가 낮아 면역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5일자에 밝혔다.

연구팀은 쥐의 기관지에서 추출한 세포를 평상시 체온과 유사한 온도인 37도와 겨울철 콧속의 온도와 비슷한 33도(실내에 있을 때)에서 배양하며 라이노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반응을 관찰했다. 관찰 결과, 바이러스 침입에 대항하기 위한 1차 면역반응을 담당하는 화학물질인 인터페론의 양이 온도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33도일 때보다 37도일 때 인터페론의 양이 3배 이상 더 많았다.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면역반응이 부진하자 33도에서의 라이노바이러스 양은 37도 환경에 비해 4배 이상으로 치솟았다. 저온에서의 면역반응이 약해지면서 바이러스를 제대로 처치하지 못하자 바이러스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연구팀은 “겨울철 감기가 유독 유행하는 이유가 날씨가 추워지면서 함께 낮아진 콧속의 온도가 면역능력을 떨어트렸기 때문”이라며 “감기에 걸리지 않기 위해선 따듯하게 해야 한다는 통념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바이러스 전문가 정용석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는 “저온에서는 면역세포내 화학반응은 물론 물질수송능력 등 대사능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면역력이 취약해진다”고 덧붙였다.

이우상 동아사이언스기자 id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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