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시장’ 800만! 그 이면에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월 6일 10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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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화 ‘국제시장’이 800만 관객을 돌파했지만, 그 이면에선 대형 배급사의 스크린 싹쓸이를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이 깊어지고 있다.

대형 배급사가 성수기에 기대작을 개봉하면서 많은 스크린을 확보하는 경우는 이젠 흔한 일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특정 배급사가 여러 작품을 동시에 내놓고 거의 모든 세대의 관객층을 한꺼번에 흡수하는 건 이례적인 경우다.

‘불공정 경쟁’이라는 지적과 함께 ‘중소 배급사의 설 자리마저 빼앗는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박스오피스 톱5에 진입한 ‘국제시장’과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의 펭귄’,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CJ엔터테인먼트(CJ)와 그 계열사인 CGV아트하우스가 배급하고 있다.

‘마다가스카의 펭귄’을 제작한 드림웍스는 CJ가 투자한 관계사이고, CGV 역시 CJ의 주요 계열사란 점에서 이들 3편의 흥행 독주를 바라보는 영화계 시선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더욱이 새해 첫 주말이었던 3일과 4일, CGV의 상영관 가운데 절반가량이 ‘국제시장’ 등 세 편의 영화에 집중됐다.

3일 전국 CGV의 2083개관 가운데 세 편이 차지한 상영관은 953개관. 일요일인 4일에도 비슷한 비율을 보였다. 덕분에 ‘국제시장’은 5일 누적 관객 800만명을 동원했고, ‘마다가스카의 펭귄’ 역시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가운데 가장 빠른 흥행 속도로 100만 관객에 다다랐다.

이 같은 새해 극장가 분위기는 불과 2주 전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발표한 제재 조치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공정위는 지난달 22일 “CGV와 롯데시네마는 계열사 및 자사 영화 중 일부 대작에 적정한 기준보다 많은 수의 스크린을 편성했다”고 지적하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55억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영화 현장 관계자들은 “변화는 여전히 감지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극장 체인이 없는 중소 배급사 영화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석규·고수의 ‘상의원’이나 김혜자가 오랜만에 스크린에 나선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200개 안팎의 상영관만 확보한 상태다.

이들 영화는 신생 배급사 와우픽쳐스와 리틀빅픽쳐스가 각각 담당하고 있다.

한 영화제작사 대표는 “올해 영화 배급업에 새롭게 나서는 회사가 더 있지만 과연 대기업 배급사와 맞서 공정한 경쟁이 가능할지 회의적인 시선도 많다”며 “불공정 거래의 관행을 타개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변화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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