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프로야구 화두 ‘제2 포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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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당 경기 늘어 체력 부담 커져 주전 받쳐줄 백업포수 역할 중요
삼성-롯데-두산-넥센 등 든든

야구는 투수가 공을 던져야 시작된다. 많은 투수들이 이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는 투수 관점에서 본 야구다. 포수의 시선에서 보자면 야구는 포수가 투수에게 사인을 보내면서 시작된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지만 그 투수들의 공을 받고 컨트롤하는 건 포수다.

현역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인 클레이턴 커쇼(LA 다저스)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뒤 “내가 큰 상을 받은 데는 포수 A.J 엘리스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고 말했다. 다저스는 사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엘리스를 방출하려 했다. 그를 대체할 주전 포수로 야스마니 그란달도 샌디에이고에서 데려왔다. 하지만 커쇼가 구단에 엘리스의 잔류를 강력히 요청했다. 최근 4년간 3차례나 사이영상을 받은 슈퍼 에이스의 요청을 어느 팀이 거절하겠는가. 다저스는 엘리스와 재계약하기로 했고, 엘리스는 커쇼의 전담 포수로 올해에도 다저스 유니폼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제10구단 KT의 1군 참여로 팀당 144경기를 치르게 된 올해 한국 프로야구의 화두 역시 포수다. 주전 포수는 물론이고 백업 포수가 강한 팀이 정말 강한 팀이다.

포수는 야구의 포지션을 통틀어 체력 소모가 가장 심하다. 팀당 128경기를 치른 지난해만 해도 전 팀을 통틀어 정규 타석을 채운 포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SK 포수 이재원이 120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0.337을 기록하긴 했지만 그가 포수 마스크를 쓴 것은 교체 출장을 포함해도 61경기밖에 되지 않는다. 이동일(월요일)을 제외한 휴식일이 없어지고 경기 수가 대폭 늘어난 올해는 포수들이 더욱 힘든 시즌을 보낼 수밖에 없다.

수도권 구단의 한 배터리 코치는 “주전 포수가 전 경기를 모두 출전하는 게 가장 좋긴 하다. 현실적으로 그게 어렵다면 일주일 6경기 가운데 4.5경기를 주전 포수가, 나머지 1.5경기를 백업 포수가 맡는 게 이상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예민한 투수일수록 마음에 맞는 포수를 붙여주는 게 좋다. 포수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 역시 투수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박찬호는 LA 다저스에서 뛸 때 전담포수 채드 크루터와 찰떡궁합을 과시했다. 지난해 삼성에서도 배영수(현 한화)나 마무리 투수 임창용이 등판할 때면 주전 포수 이지영 대신 신예 이흥련이 마스크를 썼다.

주전 못지않은 ‘제2 포수’를 보유한 팀으로는 삼성 외에도 롯데, 두산, SK, 넥센 등을 꼽을 수 있다. 롯데는 주전 강민호에 백업 장성우가 있고, 두산은 주전 양의지를 받칠 백업 포수로 최재훈이 버티고 있다. 넥센 역시 주전으로 성장한 박동원에 허도환이라는 훌륭한 백업 포수를 보유하고 있다. SK 역시 정상호와 이재원 둘 중 누구에게 주전 마스크를 씌워도 무방하다. 이에 비해 LG와 KIA, KT 등은 각각 1번 포수와 2번 포수의 격차가 큰 편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포수#백업포수#메이저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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