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 대선주자들 “내가 힐러리 대항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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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대선레이스 물밑 경쟁

2015년 새해가 밝자마자 내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정권 교체를 노리는 공화당 예비 후보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6일 시작하는 제114대 의회에서 공화당이 상하 양원을 장악한 기세를 등에 업고 당내 경선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현재 민주당 대선 후보 경쟁은 사실상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독주하는 판세이지만 공화당은 경쟁이 치열하다.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는 지난 6년 동안 진행해 온 폭스뉴스의 시사 토크 프로그램에서 3일 전격 하차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후보 가운데 1위를 달리고 있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도 지난해 말을 기해 비영리 단체와 영리 기업의 이사직을 모두 내놓아 대선 출마를 위한 신변 정리를 끝마쳤다. 두 정치인은 모두 탄탄한 지지 세력에 행정 및 선거 경험을 갖췄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허커비 전 주지사는 “그동안 내가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여러 추측이 있었다. 내가 그런 가능성을 절대적으로 배제할 수 있었다면 이 자리를 지켰을 것”이라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 침례교 목사 출신으로 1996년부터 2007년까지 주지사를 지낸 그는 ‘사회적 보수주의’ 진영의 지지를 받고 있다. 2008년 대선 당내 경선의 첫 관문인 아이오와 주 코커스에서 1위를 차지해 기염을 토했지만 중도 하차하는 불운을 겪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차남인 젭 부시 전 주지사는 정치 명문 ‘부시가(家)’ 출신답게 공화당 주류 세력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29일 공화당원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23%의 지지를 얻어 2위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13%)를 10%포인트 앞섰다.

워싱턴포스트(WP)는 4일 ‘공화당 경선이 빨리 가열되고 있다’는 기사에서 두 예비 후보의 움직임을 조명하면서 “출마 여부를 빨리 결정하는 것이 선거자금과 조직 동원에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민주당 후보로 확정적인 클린턴 전 장관은 당내에서 큰 경쟁이 없어 선거자금을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화당도 이미 대선 준비 체제로 들어선 형국이다. 114대 의회에서 상원 다수당 대표 자리를 차지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는 틈만 나면 “반대만 하는 의회가 아니라 일하는 의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행정 능력 부족을 드러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판하며 수권정당의 면모를 갖춘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미국 경제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 데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개혁 추진과 흑백 갈등 촉발 등으로 인해 민주당 지지층인 히스패닉과 흑인 유권자들이 결집하고 있는 점은 공화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나타내고 있는 클린턴 전 장관에게 필적할 후보를 내느냐가 승패의 관건으로 꼽힌다. 따라서 남은 2년 동안 오바마 대통령 및 민주당과 거의 모든 이슈에서 대립각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이민개혁을 통해 불법 이민자 구제에 방점을 두는 반면 공화당은 국경 경비 강화를 더 강조하고 있다. 캐나다에서 멕시코 만까지 미국을 관통하는 키스톤 송유관 건설 사업도 민주당은 환경보호를 이유로 반대하지만 공화당은 지역 경제 회생을 이유로 밀어붙이겠다는 각오다. 중산층 회복을 위해 재정지출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민주당에 비해 공화당은 긴축재정과 고소득층 세율 인하 정책을 선호한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미국#미국 대통령선거#공화당 대선주자#힐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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