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협 골 ‘슈틸리케의 남자’로 떴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월 5일 06시 40분


이정협.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이정협.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아시안컵 최종리허설’ 사우디전서 2-0 쐐기 박은 A매치 데뷔골…슈틸리케 감독 교체카드 적중

박주영 대신 발탁 화제 모았던 숨은 보석
이정협 골에 슈틸리케 감독 뜨거운 환호
손흥민 고감도 슛·자책골 유도 명불허전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9∼31일·호주)을 앞두고 리허설을 무사히 마쳤다. 에이스 손흥민(레버쿠젠)은 발군의 활약으로 상대 골문을 위협했고, 최종 엔트리에 ‘깜짝 발탁’됐던 이정협(상주상무)은 추가골의 주인공이 되며 ‘깜짝 스타’로 발돋움했다.

한국은 4일 호주 시드니 퍼텍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23분 상대의 자책골과 후반 추가시간 이정협의 쐐기골로 2-0으로 이겼다. 그러나 종종 수비조직력이 흐트러지고, 공격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등의 문제점도 노출했다. 10일 오만과의 조별리그(A조) 첫 경기를 앞두고 희망과 숙제를 동시에 확인한 평가전이었다.

● ‘슈틸리케의 남자’로 부상한 이정협

손흥민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활약을 보여주긴 했지만, 공격에선 완성도 높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근호(엘자이시)를 원톱으로 내세웠다가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하고, 전반에 오른쪽 날개를 맡았던 조영철(카타르SC)에게 그 역할을 맡겼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진 못했다. 결국 후반 27분 조영철을 빼고 이정협을 투입했고, 이 교체카드가 쐐기골로 연결되며 적중했다. 교체 투입된 이정협은 인저리 타임에 남태희∼김창수로 이어진 패스를 문전에서 침착한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해 사우디 골망을 흔들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동국(전북현대)과 김신욱(울산현대), 두 타깃형 스트라이크 자원을 부상 탓에 차출할 수 없게 되자 박주영(알 샤밥)까지 제치고 이정협을 선택했다. 이정협은 소속팀 상무에서도 조커로 뛰는 무명 선수였지만, 자신의 잠재력을 알아본 슈틸리케 감독에게 보답이라도 하듯 이날 사우디를 상대로 한 A매치 데뷔전에서 대뜸 골을 터뜨리며 ‘슈틸리케의 남자’로 부상했다. 이정협이 골을 터뜨리자 슈틸리케 감독은 양팔을 번쩍 치켜들고 환호했다.

● 자책골까지 유도한 에이스 손흥민

대표팀에 뒤늦게 합류한 기성용(스완지시티)과 이청용(볼턴)이 컨디션 조절을 위해 출전선수명단에서 빠진 가운데, 자신의 주 포지션인 왼쪽 날개 역할을 맡은 손흥민은 90분 내내 위협적인 모습으로 공격진을 이끌었다. 전반 16분 페널티지역 안쪽에서 왼발 발리슛으로 상대 크로스바를 때렸던 손흥민은 전반 22분 다시 왼발슛으로 상대 골문을 위협했고, 경기 종료 직전에는 오른발 프리킥을 유효슛으로 연결하는 등 에이스다운 모습을 과시했다. 후반 23분 오사마 알 하우사위의 자책골로 연결된 프리킥의 키커도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좌우와 중앙 등 사우디 진영을 종횡무진으로 누비면서 수차례 강력한 슛을 날리는 등 55년만의 아시안컵 정상에 도전하는 축구대표팀의 기둥임을 입증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