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외교가 “北 진의 파악 우선” vs “남북대화 기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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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신년사 이후]
日언론 “김정은 고립탈피 의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 시사에 대해 워싱턴 외교가는 1일 “진의부터 파악해야 한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1일 “통일준비위원회가 북한에 이달 중 대화하자고 제안한 만큼 북한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반응하는지 지켜봐야 한다. 아직은 뭐라고 평가하기 이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보수 성향의 헤리티지재단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최근 몇 년간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언급해 왔기 때문에 그 맥락을 잘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며 “김 제1비서가 (이번 신년사를 통해) 핵무기에 집착하는 기존 정책에서 전혀 벗어나지 않았음을 오히려 대외적으로 확인시킨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 정권 특유의 대남 유화책에서 크게 벗어나 보이지는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를 향해 “단순한 만남을 위해 과도한 비용을 지불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만일 남북한이 관계개선을 통해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고 관리하려는 것이라면 대화 자체가 정당화될 수는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 외교가에서는 사면초가 상태인 북한이 남북관계 정상화를 통한 고립 탈출을 꾀하고 있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인 오코노기 마사오(小此木政夫) 게이오대 명예교수는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5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전승 기념식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며 “이어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 해빙 분위기가 펼쳐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교도통신은 김 제1비서가 정상회담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라면서 올해 남북이 광복과 분단 70주년을 맞는 것과 맞물려 북한이 남한에 ‘대화 공세’를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북한이 국제적인 고립을 타파하려 한국에 추파를 보냈다”면서도 “하지만 한미 연합 군사연습 중단을 요구하고 있어 정상회담 실현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워싱턴=이승헌 ddr@donga.com / 도쿄=배극인 특파원
#김정은#북한#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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