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亞맹주 복귀 ‘가시밭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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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스포츠 전망대]<3>추락한 한국 축구, 반등할까

슈틸리케 국가대표팀 감독
슈틸리케 국가대표팀 감독
지난해 한국 축구는 바닥까지 추락했다. 브라질 월드컵 참패에 이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역대 최하위인 69위까지 떨어졌다. 그만큼 2015년 한국 축구는 재도약이 절실하다.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대표팀이 (국민에게) 즐거움을 주도록 노력하겠다”고 새해 목표를 밝힌 것도 한국 축구가 처한 위기 상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의 목표가 달성되기에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 쉽지 않은 아시아 정상 복귀


대표팀은 9일부터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을 치른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의 결과와 내용이 모두 우리에게 중요하다”며 각오를 다졌다.

한국은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호주의 시드니모닝헤럴드 등 해외 언론은 이란, 일본을 우승 후보로 꼽고 있다. 한국은 개최국 호주와 함께 4강권 정도로 거론되고 있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어떤 팀도 쉽게 우승을 장담할 수 없다. 아시아 축구의 수준이 많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아시안컵을 마친 뒤에는 한국 중국 북한 일본이 출전하는 동아시아축구연맹 대회가 기다리고 있다. 대회 규모는 크지 않지만 한일전과 남북전이 기다리고 있다. 최근 급성장한 중국과도 대결해야 한다. 일본은 한국보다 한 수 위의 전력으로 평가받는 데다, 북한과의 경기는 언제나 경기 외적인 요소도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아시안컵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낸 뒤 동아시아축구연맹 대회에서도 부진할 경우 후유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

다만 연말까지 이어지는 월드컵 예선은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2차 예선이어서 상대 팀들이 상대적으로 약체인 데다 슈틸리케 감독 체제도 자리를 잡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방심은 금물이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카타르는 2022년 월드컵 유치를 위해 아프리카 선수들을 귀화시키는 등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중국, 태국 등 과거 한국에 위협이 되지 않았던 국가들도 자국 프로리그의 인기를 등에 업고 급성장 중이다”라고 말했다.

○ 험난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

프로팀의 아시아 정상 탈환도 낙관하기는 어렵다.

올해 K리그에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나서는 팀은 전북, 수원, 서울, 성남이다. 네 팀 모두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탄탄한 기반을 갖춘 일본 프로팀, 막대한 자금을 앞세운 중국과 중동의 프로팀, 체격을 앞세운 호주 프로팀 모두 쉽지 않은 상대다. 지난해 우승은 호주의 웨스턴시드니가 차지했고, 한국은 2012년 울산이 정상에 오른 이후 우승컵을 손에 쥐지 못했다.

한국에서는 2006년 우승, 2011년 준우승 등 꾸준히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두드리고 있는 전북이 우승권에 근접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해설위원은 “전북을 제외하고 다른 팀들은 국내 리그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동시에 겨냥할 형편이 안 된다”며 “오히려 양쪽에 모두 신경 쓸 경우 체력 문제에 따른 선수 부족 현상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대표팀과 K리그 모두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 실패의 원인은 조급한 감독 바꾸기였다. 3명의 감독이 바뀌고 그 과정에서도 준비가 미흡했다”며 “올해는 2018년 월드컵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결과에 연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한국 축구가 발전하려면 아시아라는 우물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올해 한국 축구가 아시아의 굴레를 벗고 세계로 나아가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욱 creating@donga.com·유재영 기자   
#슈틸리케 감독#축구 대표팀#아시안컵#K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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