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깜짝 화답’ 남북정상회담 급물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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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통일의 길 열자” 다음날 金 “최고위급 회담 못할 이유 없다”
柳통일 “정상회담 논의 가능” 호응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1일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시사하자 정부가 즉각 정상회담을 논의할 수 있다고 화답했다. 신년 초부터 꽉 막혔던 남북대화 국면에 돌파구가 열릴지 주목된다.

김정은은 이날 오전 조선중앙TV가 녹화 방영한 육성 신년사에서 “분위기와 환경이 마련되는 데 따라 북남(남북) 최고위급회담을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김정은이 직접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청와대와 통일부 등 관계 부처는 김정은의 신년사에서 언급한 대화의 불씨를 살려 나가기로 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산가족 문제 해결과 북한이 제기한 최고위급회담을 포함해 남북 간 모든 관심 사항에 대해 실질적이고 허심탄회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남북 당국 간 대화가 개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류 장관의 기자회견엔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실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대통령이 전날 발표한 신년사에서 “분단 70년을 마감하고 신뢰와 변화로 북한을 이끌어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통일 기반을 구축하고 통일의 길을 열어 가겠다”고 밝힌 것에 김정은이 화답했다는 것이다.

김정은은 “(남북) 대화, 협상을 실질적으로 진척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외세와 함께 벌이는 군사연습을 비롯해 모든 전쟁 책동을 그만둬야 한다. 전쟁연습을 벌이면서 신의 있는 대화가 이뤄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미가 2, 3월 연례적으로 벌이는 연합군사연습(키 리졸브) 등 한미 훈련 중단 요구를 되풀이한 것이다.

김정은은 또 “우리 사회주의제도를 압살하려는 적들의 책동이 계속되는 한 선군정치와 (핵·경제) 병진노선을 변함없이 견지한다”고 밝혔다. 대화 공세와 핵 개발을 고수하는 양면 전략이다. 북한은 대화 성사의 조건을 한국이 먼저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결국 북한의 다양한 대화 제의에 대해서는 북한의 향후 움직임을 지켜보며 진의를 신중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완준 zeitung@donga.com·김정안 기자
#김정은 신년사#북한#남북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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