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했던 ‘제야의 밤’… 막말 쏟아낸 반정부 집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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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열린 ‘2014 제야의 종 타종 행사’를 보러 온 시민들이 을미년 새해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를 듣고 있다. 경찰은 인파 사이로 통행로를 만드는 등 안전사고를 막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열린 ‘2014 제야의 종 타종 행사’를 보러 온 시민들이 을미년 새해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를 듣고 있다. 경찰은 인파 사이로 통행로를 만드는 등 안전사고를 막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제야의 종’ 타종 행사를 앞둔 지난해 12월 31일 밤 서울 종로구 보신각. 2014년의 마지막을 추억하기 위해 무려 10만 명(경찰 추산)의 인파가 종로 일대에 모였다. 차도와 인도는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아차’ 하는 순간 대형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경비를 맡은 경찰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날 경찰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70개 중대 5600명을 투입했다. 행사대행업체는 별도로 안전요원 115명을 추가로 배치했다. 종각역 출구 위 2.25m 높이의 환풍구에는 ‘고객안전 출입통제’라는 스티커가 붙었다. 역 근처 2m 높이의 구두수선점, 12m 길이의 화단에는 ‘위험 안전제일’이라고 써진 테이프가 빙 둘러져 있었다. 안전요원은 “위험 올라가지 마세요”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올라가지 마세요!”라고 쉴 새 없이 외쳤다. ‘그랑 서울’ 빌딩 앞 육의전 터에 가로 16.4m, 세로 10.1m 크기로 설치된 투명유리 옆에는 폴리스라인과 ‘위험! 안전사고 발생우려 출입금지’라는 팻말이 붙었다.

타종 행사 때 가장 큰 골칫거리는 폭죽이다. 지난해에도 보신각 일대에서 일부 시민이 터뜨린 폭죽 때문에 13명이 다쳤다. 이날 행사에 앞서 류성호 서울 종로경찰서 경비과장은 방송차량 4대를 통해 시민들에게 폭죽 사용 자제를 당부했다. 또 현장에서 폭죽 300개를 회수했다. 이날 모인 인파 가운데 폭죽을 터뜨린 사람은 단 2명이었다.

1일 오전 1시까지 진행된 행사 내내 부상자는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폴리스라인을 비집고 들어가거나 경찰의 안내에 반발하는 시민도 보이지 않았다. 행사 뒤에도 차분하게 귀가하는 모습이었다. 류 과장은 “2014년에 많은 안전사고가 발생한 탓인지 이번 타종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은 안전 예방 조치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진보단체의 반정부 집회가 열렸다. 질서 정연했던 타종 행사와 달리 막말이 쏟아지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서울진보연대는 오후 9시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아듀 2014, 굿바이 박근혜 독재’ 집회를 열었다. 50여 명(경찰 추산)의 참석자는 “정당해산 민주파괴 박근혜 정권 물러가라” 등을 외쳤다. 최재봉 서울진보연대 공동대표(목사)는 “2015년 박근혜 저× 밑에서 더 죽어갈 수 없다”며 “박근혜 예 이×, 그만 둬”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또 “박근혜 멱살 내가 잡아야 하고, 우리 함께 잡아야 한다”며 “2015년 박근혜 없는 행복 세상 만들어낼 수 있겠나”라고 외쳤다. 참가자들은 오후 10시경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30분가량 행진했다. 행진이 끝난 뒤 통합진보당 해산을 규탄하는 전단을 배포하려다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제야의 밤#반정부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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