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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쉐퉁 칭화대 교수 “中-北동맹 사실상 깨져… 한국, 美-中상대 실리외교 펼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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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쉐퉁 칭화대 교수 “中-北동맹 사실상 깨져… 한국, 美-中상대 실리외교 펼칠 때”

구자룡특파원 입력 2015-01-01 03:00수정 2015-01-01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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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격랑의 한반도/세계 석학에게 듣는다]
<상>中 대표적 현실주의 학자 옌쉐퉁 칭화대 교수
《 “중국과 북한 관계는 한국전쟁을 치를 때 등 과거에는 동맹이었으나 지금은 아니다. 북한이 동맹국으로서 약속을 지키지 않아 북한이 사실상 파기한 것이다. 그럼에도 한국에서는 과거의 시각으로 현재의 중조(中朝·북-중 관계의 중국식 표현) 관계를 보고 있다.” 중국을 대표하는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자 칭화(淸華)대 당대국제관계연구원 원장 옌쉐퉁(閻學通) 교수는 지난해 12월 1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옌 교수는 “한국의 많은 분석가가 현실과 부합하지 않은 시각 때문에 중-북 관계를 이해하는 데 모순과 혼란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조가 동맹 관계인데 어째서 장기간 양국 고위층이 만나지 않는가. 중한 관계가 어떻게 중조 관계보다 더 좋아 보이는가. 중국은 북한의 맹우(盟友)여서 북한의 핵개발을 막을 수 있을 텐데 왜 양국 고위층이 대화도 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런 혼란의 단면을 짚었다. 》  
옌쉐퉁 중국 칭화대 당대국제관계연구원 원장은 현실에서의 북-중 관계를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옌 교수는 “북한이 핵실험을 했고, 군사적 행동을 할 때도 중국의 의견을 구하지 않는다”며 “북한이 조약상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기 때문에 양국 간 동맹 조약은 사실상 폐기됐다”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옌 교수는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지난해 정례 브리핑에서 이미 중북 관계는 정상 국가 관계라고 분명히 말했다. 그럼에도 한국에서는 현실이 아니라 과거의 역사에 의존해서 보고 있다. 과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과 중국도 동맹국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1950년대 중반에는 중국과 옛 소련도 동맹국이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과 같다”고 말했다.

―최근 북-중 관계에 변화가 온 이유는 무엇인가.

“당연한 말이지만 북한이 핵실험을 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중조 간 동맹상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북한은 어떤 군사적 행동을 할 때도 중국의 의견을 구하지 않는다. 북한이 조약상의 어떤 약속도 이행하지 않기 때문에 양국 간 동맹 조약은 사실상 이미 폐기된 것이다. 북한의 어떤 군사행동도 중국과 상의하지 않는다.”


1961년 체결된 ‘중조우호합작조약’은 양측이 폐기를 공식 제기하지 않아 2021년까지 자동 연장된다. 옌 교수의 설명은 법적으로라기보다 실효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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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북한에 용인할 수 없는 ‘레드 라인’은 무엇인가.

“중국이라고 다른 기준이 있는 것 아니다. 국제사회가 용납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중국의 대북 정책은 국제사회와 같다.”

―지난해 11월 18일 유엔총회의 북한 인권 결의안에 중국은 반대했다.

“그런 방법이 지역 평화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100여 개 국가가 반대해도 미국은 이스라엘의 가지지구 공습을 지지했다. 미국 역시 공습 반대는 중동 분쟁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국은 자연히 자신만의 견해가 있다. 중국이 이렇게 하는 것(북한 인권 결의안 반대)은 이상한 것이 아니다.”

―당신은 과거 한중 간 동맹 관계 설정 가능성에 대해 발표한 적이 있다. 한미가 동맹인데 한중 동맹이라는 두 가지 병립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중소 국가들은 국제관계의 권력 이동의 지형을 잘 살펴야 한다. 권력 이동 과정 중 최대의 이익을 가져올 선택을 해야 한다. 한국은 역사적으로 양대 강대국에 동시에 의존한 사례가 있다. 고려가 요나라 및 북송과 각각 동맹 관계를 수립했다. 조선왕조는 후금(청나라) 및 명나라와 동맹 관계를 맺은 적이 있다. 역사가들은 이 같은 주변 양대 강국과 동시에 관계를 맺은 것을 ‘양단(兩端) 외교’라고 부른다.”

옌 교수는 지난해 4월 한 세미나에서 중한 양국이 ‘공동의 안보 이익’을 앞세워 동맹을 맺어야 할 이유로 우경화하는 일본과 북한 핵위협에 대한 공동 대처를 꼽았다. 옌 교수를 칭화대 밍자이(明齋)에서 만난 날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중의원 선거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한 다음 날이었다.

―중일 관계 개선이 더 어려워진 것 아닌가.

“아베 총리의 선거 승리는 집권 기간이 길어지고 평화헌법 개정이 추진되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이 매우 큰 안보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국민들을 믿게 하고 중국 한국 러시아 등과 대항적인 자세를 지속하면서 헌법 9조 삭제도 추진할 것이다.”

―한국과 중국에서는 아베 총리의 우경화나 군사대국화를 지지하는 일본 국민은 소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이제 이런 생각도 바꿔야 하지 않는지….


“아베 총리의 우경화 정책은 비교적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는 것 같다. 하지만 헌법 개정, 특히 9조 개정 또는 삭제는 일본 내에서도 이견이 있고 지지율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현재 일본 분위기로 보면 헌법 개정과 9조의 폐기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그럴 경우 한국 중국 등과의 관계가 더욱 악화될 텐데….

“헌법 개정이 이뤄지면 중국 한국과의 관계가 내리막길로 가고, 평화헌법의 핵심인 9조가 포함되면 더욱더 가파르게 내리막길을 탈 것이다.”

―2015년 러시아와 공동으로 전승 70주년 기념식을 갖기로 한 것은 일본과의 대립을 부추길 우려가 있지 않은가.


“일본의 우경화가 지역 평화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은 전승 70주년 기념식을 통해 일본의 우경화가 지역 안전에 위협이 된다는 경각심을 국제사회에 주기 위한 것이지, 특정국과 대립각을 세우기 위한 것은 아니다.중국은 미국 한국 일본 등 가급적 많은 국가가 전승기념식에 참가하길 바란다. 일본이 참가한다면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범죄를 인정하는 기회로 삼으라는 뜻이다.”

―2015년 중일 관계가 개선될 전망은 없는가.


“아베 총리가 집권하는 한 양국 관계가 크게 개선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왜냐하면 아베 총리는 고의로 중국과 대항하려는 정책을 버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베이징(北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총회에서 아베 총리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만나기도 했다.

“아베 총리가 자국 국민들에게 자신이 강한 외교수단을 가지고 있음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었다. 중국이 정상회담을 하지 않기를 원했지만 결국은 받아들이도록 했다며 외교적 역량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아베 총리는 매우 성공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옌 교수의 이런 평가는 당시 아베 총리가 홀대를 받았다는 평가가 일본에서 나왔던 것과는 다른 해석이다.

―새해에는 한중일 3국 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3국 간 정치적 관계가 좋아지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경제적 협력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3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논의가 진전될 수 있다. 올해 3국 관계의 키워드는 정치는 차갑고 경제는 뜨거운 ‘정랭경열(政冷經熱)’이 될 것 같다”

―당신은 중국의 ‘신보수주의자(네오콘)’라고 불린다.

“그렇지 않다. 신보수주의자는 오직 미국에만 있다. 한국 영국 일본 어디에도 없다. 서방에서 나를 신보수주의자라고 하는 것은 내가 주창하는 외교정책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중국이 보다 연약하기를 바란다. 중국이 독자적 행동을 하기보다 서방과 보조를 맞춰 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나는 반대한다. 나는 호주 국립대 장펑(張峰) 교수가 제기한 ‘도의(道義) 현실주의(moral realism)’를 주창한다. 이는 세계를 주도하는 국가가 되려면 서구식 현실주의 이론의 ‘실력’만이 아니라 ‘정치지도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옌 교수의 이 같은 주장은 중국이 ‘실력’은 아직 미국에 미치지 못하지만 ‘지도력’을 갖춰 가고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3년 출판한 저서 ‘역사의 관성-미래 10년의 중국과 세계’에는 중국이 10년 안에 미국을 추월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보인다.

“책 어디에도 미국을 추월한다고는 하지 않았다. 다만 중국도 초강대국이 된다고 했다. 이는 중국의 실력이 미국을 추월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한때 소련도 초강대국이었지만 미국을 추월하지는 못했다. 중국이 10년 안에 초강대국이 되지만 실력은 여전히 미국만 못할 것이라는 것이 내 판단이다. 다만 미국은 냉전이 끝났을 때와 같은 주도권을 가지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미국과의 갈등이나 충돌 가능성은 어떻게 보는가.

“미국이 유일 초강대국의 지위를 잃어가는 중에 중미 간 갈등이 점차 증가할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전쟁이 난다고는 보지 않는다. 이는 양국 모두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지만 글로벌화에 따라 양국이 서로 의존하는 것도 많기 때문이다. 중국이 10년 안에 어떤 군사적 충돌에 개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중미 간 직접적인 전쟁은 아닐 것이다.”

옌쉐퉁 칭화대 교수 약력

○1952년 톈진 출생

○1982년
헤이룽장대 영어과 졸업

○1986년
현대국제관계학원 석사

○1992년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정치학 박사

○1982∼2000년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소와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소속 연구원 주임 등으로 근무

○주요 저서=‘중국 국가이익 분석’(1996년), ‘미국 패권과 중국 안보’(2000년), ‘중국 굴기와 그 전략’(2005년), ‘역사의 관성-미래 10년의 중국과 세계’(2013년) 등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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