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애 그린 영화 ‘국제시장’ 뜬금없이 정치권 이슈 부상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월 1일 06시 55분


‘국제시장’ 속 1983년 이산가족찾기에 나선 주인공 덕수(황정민).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국제시장’ 속 1983년 이산가족찾기에 나선 주인공 덕수(황정민).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박 대통령 언급에 애국심 논쟁으로 비화
문재인 의원 “정치적 해석 씁쓸” 관람평

가족을 위해 희생한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국제시장’이 뜬금없는 정치권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현대사를 바라보는 영화의 시선에 대한 관객 반응이 엇갈리는 가운데 유력 정치인까지 이를 관람하며 각종 평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시장’(감독 윤제균·제작 JK필름)은 한국전쟁 발발 직후 흥남에서 부산으로 피난 온 한 가족의 파란만장한 시간을 그리고 있다. 누적 관객 50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다.

영화에는 파독 광부와 간호사의 이야기부터 베트남전쟁, 이산가족찾기 등 현대사의 굵직한 풍경이 등장한다. 이를 통해 제작진은 ‘우리 시대 아버지를 그렸다’고 강조해왔다.

이처럼 ‘부성애’와 ‘휴머니즘’을 영화의 핵심으로 내세웠지만 이를 대하는 대중의 반응은 양 갈래로 나뉜다. 특히 일부 관객과 평론가들이 영화가 우리 역사를 무책임하게 그렸다고 지적하면서 SNS와 각종 온라인 게시판에서도 관련 논쟁이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그 관심이 정치권으로 옮아간 건 박근혜 대통령의 ‘언급’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2월29일 핵심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애국심을 강조하던 중 “최근 돌풍을 일으키는 영화(국제시장)를 보면 부부싸움을 하다가도 애국가가 들리니 국기배례를 한다”고 말했다.

그 직후 여야 정치인들이 앞다퉈 ‘국제시장’을 관람하고 있다. 영화의 배경이기도 한 부산이 지역구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천년민주당 문재인 의원은 12월31일 서울의 한 극장을 각각 찾아 영화를 관람하며 관심을 촉발시켰다. 적극적인 영화평도 내놨다.

문재인 의원은 SNS에 “영화 관람까지 정치적으로 해석되고 논란되는 게 씁쓸하다”면서도 “가족끼리 함께 어울려 보면 가족의 가치를 확인하는 시간이 될 거다”고 썼다. 김무성 대표는 “우리 현대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며 “그와 관련한 영화가 나왔다길래 ‘국제시장’을 봤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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