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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日 오가던 만경봉호, 나진항에 녹슨채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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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日 오가던 만경봉호, 나진항에 녹슨채 방치

조숭호기자 입력 2014-12-18 03:00수정 2014-12-18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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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저녁 2차례 체온 점검 받아
밤이면 불꺼지는 나진항 2번 부두 만경봉호가 지난달 28일 북한 나진항에 정박한 모습. 이 배는 북한 원산항을 모항으로 일본 니가타항을 오가는 항로에 투입돼 왔다. 올해 수리하기 위해 나진항에 입항한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페인트칠이 벗겨지고 녹이 슨 상태로 방치돼 있다. 알렉 키리야노프 씨 제공
북한과 일본을 오가던 만경봉호가 나진항에 발이 묶인 채 방치된 사실이 17일 확인됐다. 만경봉호는 ‘북-일 납북자 재조사 교섭’ 진전에 따라 양국을 오가는 항로에 조만간 재투입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던 북-일 관계 개선의 상징이었다.

만경봉호 관련 소식은 지난달 24∼28일 나진항에서 러시아산 석탄 4만500t을 포항까지 실어오는 과정을 취재했던 러시아 기자가 동아일보에 제공한 사진을 통해 드러났다. 러시아 관영신문 ‘로시스카야 가제타’의 알렉 키리야노프 기자는 포스코, 현대상선, 코레일로 구성된 실사단 방북에 유일한 취재진으로 동행했다. 한국 기자는 2010년 천안함 폭침에 따른 5·24 대북제재 조치 이후 방북이 금지됐다.

일본 언론은 올해 6월 “원산과 (일본) 니가타(新潟)항을 오가며 물품 교역과 인원 수송을 담당했던 만경봉호가 나진항에서 수리를 마치고 원산으로 돌아왔다”며 일본의 대북제재 해제와 만경봉호 운항 재개가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만경봉호가 붉게 녹이 슨 상태로 나진항에 장기 정박 중인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북-일 관계에 별다른 진척이 없음을 보여줬다.


만경봉호가 정박한 곳은 나진항 2번 부두. 러시아가 임차해 쓰고 있는 3번 부두와 달리 1, 2번 부두는 물동량이 없어 항구의 기능을 잃은 상태다. 준설을 하지 않아 수심이 3∼4m에 불과한 1, 2번 부두는 대형 선박의 접안도 불가능하다. 키리야노프 기자는 “밤에도 전기가 들어오는 3번 부두를 제외하면 1, 2번 부두는 불 꺼진 암흑 상태였다”고 말했다. 중국에 50년 사용권 제공을 부인(본보 5월 2일자 보도)했던 북한은 이번 실사단에게도 “1, 2번 부두를 누구에게 빌려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지도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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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에볼라 바이러스의 국내 확산에 극도의 긴장감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현재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한 북한은 석탄 운송 실사단의 방북만 예외적으로 허용했다. 다만 실사단에 대해서도 아침저녁 2차례 의무적으로 체온과 건강상태를 점검받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북한 주민과 접촉 시에는 반드시 알코올 솜으로 소독하라고 주문했다.

나진이 선봉과 함께 나선특구로 지정된 것은 1991년. 의류 기계 등 다양한 중국기업이 진출하면서 나선특구의 공용 화폐는 중국 위안화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1위안과 북한 원화의 환율은 1 대 1300으로 알려졌다. 시내에선 영국 국기(유니언잭)가 그려진 옷을 입은 아이나 택시들의 모습이 목격된 반면 시 외곽에선 소달구지가 다니는 등 빈부 차이도 드러났다. 대표적인 정유시설로 꼽히는 승리화학공장이 2009년부터 가동을 멈춘 반면 건물 신축 현장도 보여 활기와 침체의 묘한 대조를 이뤘다.

러시아와 북한은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한국이 참여하길 원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성 확보가 관건이다. 러시아는 연간 500만 t까지 운송이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확보된 물량은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또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담당한 나선콘트란스 지분의 49%를 한국이 매입할 계획이지만 루블화 가치의 폭락으로 인해 지분에 대한 평가액도 계속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늦게 살수록, 러시아는 빨리 팔수록 이익을 보는 구조여서 계약 체결 시점도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만경봉호#나진항#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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