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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인사혁신처의 너무나 非혁신적인 공직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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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인사혁신처의 너무나 非혁신적인 공직박람회

동아일보입력 2014-12-02 03:00수정 2014-12-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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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경기 인천의 지방자치단체에서 현장 실무를 익히던 수습 사무관 200여 명은 얼마 전 황당한 지시를 받았다. 지난달 24, 25일 서울에서 열린 ‘2014 공직박람회’ 개막식에 의무적으로 참석하되 ‘공무원 같아 보이니까 정장 금지’ ‘학생 같은 옷차림으로 나오라’는 주문이었다.

중앙행정기관과 지자체, 입법기관, 공기업 채용 정보와 상담을 제공하기 위해 인사혁신처가 주최한 이 행사에서 수습 사무관들은 공직 희망자인 척, 특정 인사의 강연에 빈자리를 채워주는 일을 했다. 행정고시에 합격해 부처 발령을 앞둔 수습 사무관들의 현재 소속이 인사혁신처란 점을 이용해 인사혁신처가 이들을 동원한 낯간지러운 쇼를 벌인 것이다.

이번 박람회는 이근면 초대 인사혁신처장이 처음으로 갖는 대외 공식 행사였다. 이 처장은 지난달 19일 취임식에서 “업무 관행을 시대에 맞게 혁신해야 한다”며 누누이 ‘혁신’을 강조했다. 전 직원 워크숍에서는 “변화는 사고의 프레임을 바꾸고 생각을 혁신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런데도 공무원들을 동원해 자리부터 채우는 관료주의적 행태를 되풀이했다니 실망스럽다. 이제 막 공직을 시작하는 수습 사무관들이 무엇을 배웠을지, 공직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지도 걱정스럽다.

삼성그룹에서 30여 년을 인사전문가로 일한 이 처장은 정부 조직 개편에 따라 공직 사회 개혁을 주도하는 책임자로 발탁됐다. 공직 경험이 전무한 민간 인사의 영입을 놓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변화의 바람을 거부하는 공직사회를 혁신하려면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만한 혁신은 요란한 말이 아닌 실질적 성과물로 보여줘야 한다. 대(對)국민 과시용 행사에 쓸데없는 관심과 에너지를 분산시키지 말고 작은 변화부터 알차게 추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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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혁신처#공직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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