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82% “구조적 위기”… 28% “2015년 투자 축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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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경영환경 설문조사
“2015년 상반기 경제 호전” 8.8%… 변수 많아 경영계획 수립 차질

국내 대기업들이 최근 한국의 경제 위기를 일시적 문제가 아닌 구조적 위기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회복 시점 역시 일러야 내년 하반기(7∼12월) 이후일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기업인들이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그만큼 없다는 의미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내년도 경영환경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81.6%가 최근 경제상황을 ‘한국 제조업 및 수출의 구조적 위기’라고 답했다고 30일 밝혔다.

국내 기업들이 현재의 경기 침체를 경기 순환에 따른 일시적 하락이 아니라고 본 것은 중국 기업의 빠른 추격과 엔저 현상과 기술력을 앞세운 일본 기업 사이에서 한국 기업이 이른바 ‘샌드위치 신세’가 되고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한국 산업을 지탱하는 석유화학과 조선 철강 전자 등의 분야는 중국의 저가 공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동차 산업 역시 엔화 약세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일본 기업과 북미 등의 주요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이 때문에 경제가 단기간에 회복될 것으로 보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기업의 91.2%는 경제 회복 시점을 ‘2016년 이후’(48.1%) 또는 ‘2015년 하반기’(43.1%)로 예상했다. 내년 상반기에 경제가 좋아질 것이란 응답은 8.8%에 그쳤다. 내년도 경제성장률도 기획재정부(4.0%)나 한국은행(3.9%)의 전망치보다 낮은 3.0∼3.5% 수준으로 보는 답변(34.1%)이 가장 많았다.

불투명한 경제 전망으로 삼성그룹이나 현대자동차그룹과 같은 대기업들도 최근까지 내년도 경영계획을 세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환율과 같은 변수가 워낙 많은 데다 사업 재편까지 생각하는 기업들이 많아 예년처럼 경영계획을 짜고 사업에 나서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내년도 투자와 고용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이번 조사에서 내년도 투자와 고용에 대해 각각 응답기업의 51.2%와 65.9%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투자를 축소하겠다는 응답(28.0%)이 확대(20.0%)하겠다는 응답보다 많았다. 고용 역시 줄이겠다는 응답(20.3%)이 늘리겠다는 응답(13.7%)보다 많았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대기업#전경련#경영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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