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즉시전력과 미래를 잡았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2월 1일 06시 40분


조범현 감독. 스포츠동아DB
조범현 감독. 스포츠동아DB
■ 특별지명 뒤집어 보기

군 입대 예정자 정현 과감히 선택
윤근영·이성민·장시환 미래 투자
이대형·용덕한·김상현 즉시전력

즉시전력과 팀의 미래 ‘두마리 토끼’를 잡은 최상의 선택.

제10구단 kt의 특별지명 결과를 요약하면 이와 같다. kt는 그동안 감독과 코칭스태프, 운영팀, 전력분석팀, 스카우트팀까지 모여 수십 차례 시뮬레이션을 통해 특별지명과 프리에이전트(FA) 영입을 준비했다.

28일 발표한 특별지명은 외야수 김상현(34·SK), 이대형(31·KIA), 배병옥(19·LG), 포수 용덕한(33·롯데), 내야수 정현(20·삼성), 투수 윤근영(28·한화), 이성민(24·NC), 장시환(27·넥센), 정대현(23·두산)이다.

kt 조범현 감독은 지명 전 “군 입대 예정자라도 팀의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면 지명하겠다”고 말했다. 조 감독의 계약은 2016시즌 후 종료된다. 그러나 자신의 1차 임기 내에 단 한번도 기용할 수 없는 정현을 선택했다. NC가 2013시즌 1군 데뷔를 앞두고 즉시전력에 집중하며 입대예정 선수를 모두 외면한 것과는 전혀 다른 행보다.

조 감독은 30일 “지금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팀의 5년, 10년이 걸려있다. 당장 쓸 수 없지만 후에 꼭 필요한 자원이라고 생각했다. 내야라인은 FA시장에서 보강하자는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포수왕국’ 롯데출신 용덕한은 조 감독이 가장 필요했던 베테랑 포수다. 리빌딩을 선택한 KIA에서 20인 보호선수에서 제외된 이대형은 즉시 전력감이다. 김상현은 조 감독과 KIA에서 2009년 우승을 함께한 주인공이다.

조 감독은 “김상현, 용덕한, 이대형이 해 줄 역할이 많다. 기대도 크다”고 말했다. 김상현과 용덕한은 그라운드 위 뿐 아니라 베테랑으로 클럽하우스에서 젊은 선수들을 이끌 수 있는 노하우를 갖고 있다. 특히 김상현은 퓨처스리그에서 10년을 고생한 끝에 홈런왕에 오른 주인공이다. FA로 영입한 김사율은 투수로 롯데 주장을 맡아 역시 리더십을 인정받은 베테랑이다. 조 감독의 머릿속에 어떤 성격의 선수가 우선순위에 있었는지 짐작된다.

한화와 NC, 넥센, 두산에서 영입한 윤근영, 이성민, 장시환, 정대현은 모두 팀의 미래를 책임질 투수다.

지금 당장 성적보다 미래에 더 가치를 둔 선택이다. 각 구단은 20인 보호선수에 즉시 전력 투수를 모두 포함시켰다. 앞으로 2시즌 외국인투수 3명을 기용할 수 있는 kt는 과감히 마운드 전력 보강에서 베테랑보다는 미래에 중점을 뒀다. LG에서 선택한 배병옥은 올해 고졸신인으로 어깨가 강하고 발이 빠른 오른손 외야수다. 역시 미래를 위한 선택이다. 특히 FA로 선택한 박기혁(33) 박경수(30)와 함께 이대형, 용덕한을 통해 야구의 핵, 센터라인을 완성했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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