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유망주 위해 이대형을 뺐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2월 1일 06시 40분


이대형.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이대형.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이대형 20인 보호선수 제외의 진실

타율 0.323 불구 세부기록에선 낮은 평가
리드오프 불구 삼진 57개…도루 기대이하
경기당 득점생산 5.47…다른 타자 못미쳐
팀 리빌딩 위해 유망주 보호쪽으로 결론

KIA는 왜 kt의 특별지명을 앞두고 이대형(31·사진)을 20인 보호선수에서 제외했을까.

KIA 김기태(45) 감독은 30일 광주광역시 서구 기아자동차 공장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이 끝난 뒤 취재진에게 20인 보호선수에서 제외돼 kt에 특별지명된 이대형(31)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 감독은 단호한 목소리로 “김기태라는 사람이 자기가 좋아한다고 영입하고, 싫어하기 때문에 내보내는 그런 성격이 아니다. 이대형이라는 선수를 보호선수에서 제외했을 때 감독으로 얼마나 고심이 많았을까, 그 점을 생각해주셨으면 한다. 깨물어서 아프지 않은 손가락은 없다”고 말했다.

● KIA 목표는 리빌딩…유망주 보호 위해 이대형 뺐다

김기태 감독과 조계현 수석코치, KIA 실무진도 이대형이 보호선수에서 빠지면 kt가 지명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었다. 어떤 후폭풍이 있을지도 공감했다. 그러나 보호선수에서 뺐다. KIA 오현표 운영실장은 “상황이 감독께서 모든 걸 결정한 것처럼 흐르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 2군(퓨처스) 코치들에게도 다 명단을 받았고 오랜 시간 고심을 했다. 최종 감독의 의견을 더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KIA는 2014시즌 종료 후 리빌딩을 선언했다. 베테랑보다 젊은 선수들의 보호에 더 큰 방점을 찍었다. 내년 시즌엔 4강 싸움을 하고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이 아니라고 스스로 진단했고 이 과정에서 이대형을 뺐다.

KIA 한 관계자는 “FA로 영입한 선수를 단 한 시즌 만에 보호선수에서 제외한 결정은 그 만큼 팀의 목표가 리빌딩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이대형과 계약한 2013시즌이 끝난 시점은 선동열 감독과 계약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있었다. 팀의 방향 자체가 달랐다”고 설명했다.

● 이대형 득점생산 등 세부기록서 좋은 평가 못 받아

이대형은 올 시즌 126경기에서 149안타를 쳤고 타율 0.323을 기록했다. 도루는 22개 성공했다. 타율은 2003년 프로 데뷔 이후 가장 높다. 안타도 가장 많이 쳤다. 그러나 세부 기록에서 KIA 코칭스태프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대형은 올 시즌 리드오프로 대부분 출장했지만 35개의 볼넷을 얻는 동안 삼진을 57개 당했다. 22개의 도루를 기록했지만 실패는 15개였다. 극심한 타고투저 속 높은 타율을 기록했지만 이대형의 장기인 도루와 주루는 기대 이하였다.

더 세부적인 기록을 파고들면 이대형의 올 시즌 경기당 득점생산(RC)은 5.47점으로 김주찬 7.16, 나지완 7.49, 이범호 6.13, 안치홍 6.78 등 다른 타자들에 비해 많이 뒤졌다. RC(Runs Created)는 세이버매트리션 창시자인 빌 제임스가 창안한 개념으로, 타자의 득점생산 능력을 유추해내는 수치다. 또한 리드오프지만 한 타석 평균 상대한 투구수는 3.7개로 평범했다. 시즌 내내 꾸준한 성적을 올린 것이 아닌 4강에 사실상 탈락한 8월 이후에 타율을 급격히 끌어 올린 것도 마이너스였다.

내년이면 만 32세. 앞으로 계약기간은 3시즌 남았다. 계약만료 후 FA로 타 팀에 이적한다면 보상선수를 얻게 되지만 KIA는 2010시즌 장성호와 계약이 종료 됐을 때 이에 실패한 기억도 있었다. 결론은 당장 즉시전력이 필요한 kt, 리빌딩을 위해 더 많은 유망주 보호가 먼저였던 KIA의 선택이 만든 결과물이었다.

광주|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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