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코치 “두산 위해 죽어라 뛰겠다”

두산 이상훈 투수코치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곰들의 모임’ 행사에서 팬들에게 인사와 각오를 전하고 있다.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2군 투수 지도…“활용 가능한 선수 만들 것”

“두산이 잘 될 수 있게 죽어라고 뛰겠다!”

두산에 새로운 둥지를 튼 ‘야생마’ 이상훈 코치가 말문을 열었다. 이 코치는 30일 취재진과 만나 “어릴 때부터 두산 전신인 OB와 인연이 많았다”며 “서울고 시절 OB 선수들이 학교에 와서 연습하는 모습을 보면서 훈련했다. LG에서 선수생활을 했지만 밖에서 볼 때 자유로우면서도 위계질서가 엄격한 두산만의 색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팀을 결정할 때 망설임은 없었다. 이 코치는 “김태형 감독님이 두산에 부임하시고 3일 뒤 전화가 왔다”며 “직접 전화를 하실 줄 몰랐는데 감개무량했다. 처음부터 ‘2군에서 선수들을 책임지고 맡아 달라’고 하셨고, ‘뭔들 못 하겠습니까’라고 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김 감독의 요청대로 이 코치는 2군에서 투수들을 지도한다. 그러나 ‘앞으로 어떤 코치가 되겠다’고 하지 않았다. 이 코치는 “어떤 코치가 될지는 주변에서 평가 받는 것”이라며 “중요한 건 ‘오늘 내가 이 투수를 위해 뭘 할 것인가’이다. 기술뿐 아니라 선수들이 성격, 심리상태, 개인사 등을 파악하려고 한다. 말이 필요 없는 선수가 있고, 붙잡아놓고 시켜야하는 선수가 있다. 맞춰서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고양원더스에서 함께 한 김성근 현 한화 감독을 통해 배운 점도 많다. 이 코치는 “말없이 행동으로 느끼게 해주셨다. 원더스의 경우 프로 1군 팀과는 달리 포지션이 명확치 않았기 때문에 상황마다 감독님이 어떻게 투수를 활용하려고 하시는지 의중을 읽어야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누가 준비가 됐는지 현재 컨디션은 어떤지 꿰뚫고 있어야 했다”며 “항상 준비를 철저히 해야 했고 그걸 통해서 많이 배웠다”고 했다. 이어 “원더스와 1군은 다른 면이 있지만 감독님의 생각이 어떤지를 파악해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를 만들어내는 게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