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문건 작성자로 알려진 경정 “진실은 감출수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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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 국정개입’ 靑문건 유출 파문]
靑행정관 1년 파견뒤 2014년 1월 복귀… 당시 공직기강비서관실서 근무
“드릴 말씀없다” 휴가내고 연락두절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할 당시 문제의 ‘정윤회 동향 보고서’ 작성자로 지목된 서울의 한 경찰서 정보과장 A 경정(48)은 28일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은 채 외부와의 연락을 피했다. A 경정은 27, 28일 이틀간 휴가원을 24일 냈으며, 휴가 전에 직원들에게 “정보과 직원들은 자기 할 일에만 충실하면 된다”며 묘한 뉘앙스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 경정은 문건을 공개한 언론보도가 나온 뒤 휴대전화를 받지 않고 있으며 대신 취재진에게 ‘죄송합니다. 국가공무원으로서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만 보내 왔다. A 경정은 월요일인 다음 달 1일에는 출근하겠다는 뜻을 직원들에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A 경정은 17일 본보 기자를 만났을 때는 보고서의 존재를 부인했다. 그는 ‘정윤회 씨를 내사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적 없다. 전부 처음 듣는 소리”라고 주장했다. 감찰 보고서의 존재와 작성 여부에 대해서도 “난 정말 모른다. (문건 작성자에) 내 이름이 왜 들어가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정 씨 감찰로 인해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은 게 아니냐’라고 하자 “몰라. 나는 한 달만 지나면 다 잊어버린다”라며 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나는 현재도, 청와대에 있을 때도 국가와 대통령이 어떻게 하면 잘되는가 그 가치에 맞게 일해 왔다. 진실은 감춰질 수가 없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A 경정은 대구 출신으로 2011년 경찰청에서 지능범죄수사대를 창설했을 때 첫 수사대장으로 임명돼 대테러장비 납품비리 등 굵직한 사건을 맡아 처리했다. 지난해 2월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올해 1월 경찰로 복귀했다.

박성진 psjin@donga.com·변종국 기자
#정윤회 국정개입#청와대 문건 유출#정윤회 동향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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