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학생 창의력에 날개 달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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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공대 C 아이디어 엑스포… 구체적 사업으로 연결돼 큰 성과
학생들, 부스 설치해 작품 설명… 기업-초중고생-시민들도 호평

13일 금오공대에서 열린 C 아이디어 엑스포 개막식에서 학생들이 이인선 경북도 경제부지사(오른쪽)에게 창작품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금오공대 제공
13일 금오공대에서 열린 C 아이디어 엑스포 개막식에서 학생들이 이인선 경북도 경제부지사(오른쪽)에게 창작품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금오공대 제공
경북 구미시 금오공대 기계설계공학부 4학년 박용광 씨(24)는 평소 일직선이 그어지는 볼펜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설계 도면을 그리는 일이 많은데 툭하면 자를 잃어버리는 일이 잦아서다. 그래서 올해 1월 아이디어를 냈다. 볼펜심 부분에 작은 바퀴 2개가 달린 뚜껑을 끼웠다. 손에서 아래로 누르는 힘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사다리꼴 받침대도 넣었다. 특히 세게 눌러도 심 끝이 종이에 부드럽게 닿아 일직선이 그어질 수 있도록 스프링도 설치했다. 결과는 대성공. 올해 5월 특허청에 제품 등록도 했다. 요즘 반대편에 일반 볼펜을 달아 글씨도 쓸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박 씨의 이 볼펜은 최근 시제품 제작 및 디자인 전문 기업인 지디피와 협약해 상품화를 추진하고 있다. 박 씨는 “일상의 불편도 창작 아이디어로 고민하게 하는 캠퍼스 분위기 덕분”이라며 “실용성을 높인 다양한 볼펜을 만들어 내년 상반기 창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오공대의 C(Creative) 아이디어 엑스포가 학생들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구체적 사업으로 연결하는 알찬 행사가 되고 있다. 이 엑스포는 지난해부터 금오공대 산학협력선도대학(LINC)사업단과 공학교육혁신센터, 창업교육센터가 창조경제를 실현하고 학생들의 도전 정신을 길러주기 위해 열고 있다. 학생들은 학부에서 배운 이론을 바탕으로 제품 설계 및 제작을 실습하는 캡스톤 디자인 과정을 통해 창작품을 낸다. 이 과정은 맞춤형 인재 양성의 하나로 학생 역량을 키워주고 있다. 창업 동아리 활성화와 국내외 발명전 수상 등 적잖은 성과도 내고 있다.

올해 아이디어 엑스포는 13, 14일 대학 체육관에서 열렸다. 기업 연계형 36팀, 일반형 204팀, 융합형 21팀의 작품 216개를 비롯해 학생 동아리 작품 17개를 선보였다. 학생들은 부스를 설치해 작품 기능을 설명하고 필요에 따라 시연도 했다. 기업 관계자와 초중고교생, 시민 등 3000여 명이 관람할 만큼 반응이 괜찮았다.

수준 높은 작품은 기업과 협약했다. 14개 작품이 13개 기업의 도움을 받아 기술 상용화 혹은 상품화를 추진한다. 이 중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과 연결한 기록 체온계는 최우수상을 받았다. 근거리 무선통신을 이용해 측정한 체온을 개별로 저장하는 기능을 갖췄다. 개발자인 전자공학부 4학년 권윤목 씨(24)는 “의사가 체온이 가장 높았을 때를 묻는 경우가 있지만 쉽게 답을 못한다. 이 장치가 있으면 날짜, 시간을 정확하게 알려주고 체온 변화를 체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씨는 의료기기 전문기업인 ㈜선테크와 협약해 기술 보완과 상품 개발에 나선다. 그는 “환자 체온에 따른 맞춤형 처방을 돕는 똑똑한 의료장비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이 밖에 다변형 스피커, 스마트폰 연동 전자 안경, 세라믹 전도성 향상 기술, 자동차 전조등 자동 조절 장치, 발광다이오드(LED)를 활용한 차세대 표지판, 자동차 안전거리 유지 시스템 등 다양한 제품과 기술이 뽑혔다. 전자부품 전문기업인 ㈜카보랩 김우석 대표는 “탁월한 성능을 보여주는 작품이 많아 놀랐다. 학생들의 아이디어가 멋진 제품으로 탄생할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금오공대는 아이디어 엑스포에 우수한 학생 작품이 늘어나는 만큼 창업과 산학 협력 교육장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채석 LINC 단장은 “많은 학생의 작품이 신제품으로 개발되도록 기업 연계 방안을 확대하는 한편 결과물의 지식재산권 확보 등에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금오공대#창의력#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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