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의장 “인프라 투자로 경기부양”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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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조원 규모 펀드조성 계획 발표
직접투자 종잣돈은 28조원 그쳐… 금융 통한 민간자본 조달 불투명
EU 28개 회원국 동의 여부도 관건

유럽연합(EU)이 대규모 인프라 건설 투자를 통한 경기 부양에 나선다.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의장은 26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 연설에서 향후 3년간 총액 3150억 유로(약 430조 원) 규모의 ‘전략투자유럽펀드(EFSI)’ 조성 계획을 밝혔다. 그는 “유럽이 비즈니스에 복귀한다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리는 시동장치”라고 말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EU 집행위는 유럽투자은행(EIB)과 함께 210억 유로의 1단계 기금을 조성한 뒤 민간투자를 유치해 기금 규모를 15배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EU 집행위는 1단계 기금 중 160억 유로를 자체 예산에서 투입한다. EU 정책금융기관인 EIB로부터 50억 유로가 투입되며 EU 각국 정부도 출자할 수 있다.

융커 위원장은 이번 계획을 통해 광대역 통신망과 에너지, 교통, 교육, 연구 분야에 투자를 촉진함으로써 역내에 130만 개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민간부문으로부터의 자금 조달 계획은 불투명하다. 융커 의장은 EU가 전체의 5% 수준인 210억 유로를 사회간접자본에 직접 투자하는 대신 금융시장에서 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U 회원국들이 긴축재정으로 돈을 풀기 어려운 상황에서 EU가 ‘지렛대 원리’ 금융기술을 활용해 종잣돈의 15배에 이르는 민간투자를 끌어낸다는 것이다. 지렛대 원리는 빚을 지렛대로 신용투자를 늘려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유럽 노조총연맹(ETUC)의 베르나데트 세골 사무총장은 “210억 유로로 15배의 기금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은 비현실적”이라며 “집행위가 성서의 ‘빵과 물고기’ 일화 같은 재정적 기적을 바라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들은 이번 계획이 EU의 예산 확대를 부추길까 봐 우려하고 있다. 반면 프랑스는 EFSI의 종잣돈을 600억∼800억 유로 수준으로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다.

내년 1월 EFSI를 출범시키려면 12월 중순 EU 정상회의에서 28개 회원국 전체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EU#인프라 투자#경기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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