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조끼 훈련 덕에 세계 1위도 납작 눌렀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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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세계 4위 손완호
아시아경기 단체전 우승 이끌고 홍콩오픈선 세계선수권 챔프 꺾어
올림픽 남자단식 첫 금메달 야망

한국 배드민턴은 국제무대에서 효자종목으로 꼽히지만 남자 단식은 예외다. 중국과 말레이시아, 유럽 등의 높은 벽에 막혀 번번이 메달 문턱에서 주저앉기 일쑤였다. 올림픽 배드민턴 5개 세부 종목 가운데 한국은 남자 단식에서만 금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손승모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딴 은메달이 유일한 남자 단식 메달이다.

스타 기근에 시달리던 한국 셔틀콕 남자 단식에 새로운 에이스가 떠올랐다. 27일 국제배드민턴연맹이 발표한 세계 랭킹에서 자신의 역대 최고인 4위에 이름을 올린 손완호(26·김천시청·사진)가 그 주인공이다. 손완호는 군 복무 중 출전한 2014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한국이 단체전 금메달을 따는 데 일등공신이 된 데 이어 최근 끝난 홍콩오픈에서 올해 세계개인선수권 챔피언으로 당시 세계 2위(현재 세계 1위)였던 천룽(중국)을 꺾고 우승했다.

귀국 후 소속팀 김천시청에서 훈련하고 있는 손완호는 “약점이던 체력이 강해지고 네트플레이가 향상되면서 자신감이 붙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보름 가까이 매일 1시간 동안 무게 5kg의 납조끼를 입고 라켓을 휘둘렀다. 대표팀에서 인도네시아 출신 인드라 위자야 코치의 지도를 받은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최근의 활약으로 손완호는 다음 달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리는 국제 배드민턴 왕중왕전인 슈퍼시리즈 파이널에 처음 출전하게 됐다. 아시아경기 기간에 제대한 손완호를 앞세운 김천시청은 다음 달 국내 실업 최강전인 코리안리그 파이널에서도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한층 물오른 기량을 펼치고 있는 손완호의 내년 시즌 전망도 밝은 편이다. 세계 배드민턴 남자 단식을 양분하던 말레이시아 리 총 웨이(32)와 중국 린단(31)이 모두 30대에 접어들어 퇴조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정조준하고 있는 손완호는 “단식 성적이 안 좋으니까 어린 선수들이 복식에만 몰리는 것 같다. 아시아경기가 끝나고 이현일 형이 태극마크를 떼면서 대표팀에 단식 선수는 후배 이동근과 나밖에 없다. 유망주가 많이 나올 수 있도록 더 잘해야 한다. 그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손완호#납조끼#배드민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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