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최민식 선배 조언으로 연기 보폭 넓혔어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1월 28일 06시 55분


배우 이정재. 스포츠동아DB
배우 이정재. 스포츠동아DB
■ 영화 ‘빅매치’의 히어로 이정재

무술 연습 도중 부상에도 고난이도 액션
마지막 기회·캐릭터라는 생각으로 열연
열심히 했다는 것 이상을 보여주고 싶어
‘도둑들’ ‘신세계’ 잇는 연속흥행도 도전

“벼랑 끝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의지 아닐까요.”

배우 이정재(41)는 웃음을 곁들이며 말했다. 누구나 인정할 만한 활약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면서다. “어쩌면 스스로 벼랑 끝으로 간 것 같다”고도 했다.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정재는 지난해 오른쪽 어깨 인대가 끊어졌다. 영화 ‘빅매치’(감독 최호·제작 보경사) 촬영을 앞두고 무술 연습 때 입은 부상이다. 당장 치료가 급했다.

“선배들도 몸 걱정에 영화 출연을 다시 생각하라고 했다. 병원에서도 검진 도중 수술을 할 수도 있다 했고.”

부담이 없진 않았다. 그래도 약속한 일은 끝내고 싶었다. 그렇게 이정재는 연기를 시작하고 처음 만난 고난도 액션영화를 부상을 입은 채로 소화했다.

“내 나이도 있는데.(웃음) 옷 벗고 뛰어 다니는 역할은 이번이 마지막 같았다. 마지막 기회, 마지막 캐릭터란 생각에 놓치고 싶지 않았다. 뼈를 깎는 고통이라고 하잖나. 난 뼈를 깎는 수술을 받았다. 하하!”

결국 올해 4월 이정재는 수술대에 올랐다. 난생 처음 전신만취도 했다. 완치까지 10개월이 더 필요해 요즘 재활치료를 받는다.

영화 ‘빅매치’의 장면들. 사진제공|보경사
영화 ‘빅매치’의 장면들. 사진제공|보경사

26일 개봉한 ‘빅매치’는 이정재가 2년 전 ‘도둑들’로 시작해 ‘신세계’, ‘관상’까지 연속 흥행을 이룬 뒤 내놓는 액션영화다. 축구 국가대표 선발을 앞둔 유망주였지만 그라운드에서 벌인 몸싸움으로 ‘돌아오지 않는 포워드’가 된 인물 최익호가 그가 맡은 새 역할이다. 극중 ‘단순무한낙천주의’로도 불리는 그는 파이터로 승승장구할 무렵 믿고 따르던 형이 납치를 당하면서 영문도 모른 채 거대한 게임에 빨려 들어간다.

“익호는 심각한 걸 모르는 남자다. 악을 처단하면서도 위트와 유머가 있다.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사람이다.”

이정재는 덤덤하게 자신의 역할을 설명했지만 정작 영화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상상 이상이다. 단 한 명의 배우가 이렇게 많은 분량과 이야기를 책임져도 되나 싶을 만큼 말이다.

결의에 찬 이정재의 이 같은 연기 보폭은 선배 최민식의 조언에서도 영향 받았다. 지난해 영화 ‘신세계’ 촬영 때 최민식은 그에게 말했다. ‘스스로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는 것 이상을 해야 관객은 배우가 아주 조금 노력했다고 인정한다’는 말이다.

평소 70kg 정도의 체중을 유지해 온 이정재는 ‘빅매치’ 촬영 땐 근육을 키워 77kg까지 몸을 불렸다. 지금은 62kg. “중학교 2학년 때 몸무게”로 감량한 이유는 내년 1월까지 촬영하는 영화 ‘암살’을 위해서다. ‘도둑들’의 최동훈 감독과 재회한 작품이다.

“여러 모습을 보여주는 센 역할이다. 날카로운 인상을 위해 체중을 줄였더니 최 감독이 촬영하는 동안 몸무게를 유지해 달라더라.(웃음) 처음 촬영 한 달 동안 드레싱을 얹지 않은 샐러드만 먹고 살았다.”

열정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들. 이정재는 연기뿐 아니라 제작자로서도 새 꿈을 꾸고 있다.

“영화하는 사람들, 배우든, 카메라 감독이든 마음 속에 자기만의 시나리오 한 편씩 갖고 있지 않나. 혼자 상상해온 이야기가 내게도 있다. 아직 구체적이진 않지만 준비는 하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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