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경 “내년엔 준우승보다 우승 더 많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1월 28일 0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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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준우승 징크스는 없다.” 2010년 프로 데뷔 이후 9번이나 준우승을 경험한 허윤경이 올 시즌 2번의 우승으로 징크스를
 모두 날렸다. 허윤경기 11월 2일 끝난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연장 접전 끝에 김효주를 꺾고 우승한 뒤 주먹을 쥐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KLPGA
“더 이상 준우승 징크스는 없다.” 2010년 프로 데뷔 이후 9번이나 준우승을 경험한 허윤경이 올 시즌 2번의 우승으로 징크스를 모두 날렸다. 허윤경기 11월 2일 끝난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연장 접전 끝에 김효주를 꺾고 우승한 뒤 주먹을 쥐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KLPGA
시즌 상금랭킹 2위·우승 2회·톱10 15번
프로데뷔 이후 우승 3번에 준우승만 9번
‘준우승의 여왕’ 징크스 깨고 자신감 찾아

“준우승이 9번이나 되더라고요. 이젠 그만큼 우승해야죠.”

한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5년차의 허윤경(24·SBI)은 올해 데뷔 이후 최고의 성적을 냈다. 2번의 우승(E1채리티오픈·서울경제 클래식)과 함께 상금랭킹 2위(7억38만원)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26일 서울 시내에서 만난 허윤경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그녀는 “시즌이 끝난 게 너무 아쉽다. 정말 샷 감각이 좋았다. 한 10개 대회쯤 더 남았더라면 몇 승은 더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라며 웃었다.

허윤경은 시즌 막판 누구보다 뜨거운 샷 감각을 과시했다. 시동이 걸린 것은 10월 26일 막을 내린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KB금융스타 챔피언십이다. 허윤경은 이 대회를 4위로 마쳤다. 이어진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선 시즌 2번째 우승을 거머쥐었고, ADT캡스 챔피언십과 조선일보-포스코 챔피언십에선 연속 준우승을 차지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4개 대회에서 벌어들인 상금만 2억6425만원으로 시즌 총상금의 40%에 육박한다.

기분 좋은 마무리였다. 시즌 초 잠깐의 부진이 있었지만, 스스로 이겨내고 거둔 수확이었기에 더 만족스러웠다. “저 정말 잘하지 않았어요. 제가 생각해도 매우 잘한 것 같아요.”

성적만 놓고 보면 나무랄 데 없다. 2번의 우승과 함께 15차례의 톱10을 기록했다. 김효주(19·롯데)의 그늘에 가렸지만, 상금도 7억원 넘게 벌었다. 그러나 아쉬움도 남겼다. 올해 치른 4번의 연장 승부에서 한 번밖에 우승하지 못했다. 또 시즌 마지막 대회였던 조선일보-포스코 챔피언십에선 후배 전인지(20·하이트)에게 역전을 허용하며 시즌 3번째 우승을 놓쳤다.

허윤경은 “앞서 3번의 연장전에서 모두 졌을 때는 정말 속상했다. ‘이러다 징크스가 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며 아쉬워했다. 사실 그녀에게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가 하나 있다. 하도 준우승을 많이 해서 ‘준우승의 여왕’으로 불린다. 프로 데뷔 이후 준우승만 모두 9번이다. 3승보다 3배나 많다.

다행히 11월 2일 끝난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지겹도록 따라다닌 준우승의 징크스와 연장 전패의 악몽을 모두 벗어던졌다. 그 덕에 마음속에 남아 있던 짐도 벗어냈다. 특히 그 상대가 새 ‘골프여왕’ 김효주였기에 허윤경에게는 의미가 더 컸다.

“연장전에서 계속 지다보니까 ‘내 멘탈에 문제가 있나’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러다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연장전에서 김효주를 만나게 됐고, 연장전에서 이긴 것도 그때가 처음이었어요. 단순히 연장전에서 이겨 우승했다는 것보다 징크스를 깨고 자신감을 찾은 게 더 좋았어요.”

시즌 종료와 함께 골프채를 내려놓은 허윤경은 2015년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그녀의 새 목표는 준우승보다 더 많이 우승하는 것이다. “시즌이 끝나고 준우승을 몇 번이나 해봤는지 찾아봤어요. 올해만 3번이고 프로 데뷔 이후 9번이나 되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다시 마음을 가다듬게 됐어요. 메이저대회 최다승(18승) 기록을 갖고 있는 잭 니클라우스도 그보다 많은 준우승(19회)을 했잖아요. 저도 그럴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내년엔 준우승보다 우승을 더 많이 할게요.”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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