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로 쓰는 HE-스토리] 김범준 “특선급 향해 씽씽 달릴 것”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1월 28일 0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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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준은 중1때 사이클을 시작하면서 사춘기의 방황을 끝낼 수 있었다. 덜컹거리던 인생이 자전거를 타면서 씽씽 질주하게 된 것이다. 그가 자신의 사이클에 ‘씽씽이’라는 애칭을 붙인 이유이기도 하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김범준은 중1때 사이클을 시작하면서 사춘기의 방황을 끝낼 수 있었다. 덜컹거리던 인생이 자전거를 타면서 씽씽 질주하게 된 것이다. 그가 자신의 사이클에 ‘씽씽이’라는 애칭을 붙인 이유이기도 하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선발급서 6연속 입상…우수급 복귀
아내와 두 아이 위해 쉼없이 담금질

“자전거는 방황 끝내준 소중한 존재
친구인 대세 박용범 따라 잡고 싶다”

‘씽씽아, 오늘도 한번 잘해보자.’

김범준(27·20기)이 출발대에 설 때마다 마음속으로 되뇌는 주문이다. ‘씽씽이’는 그가 자신의 자전거에 붙인 애칭. 김범준에게 자전거는 질풍노도의 사춘기 시절, 긴 방황을 끝내게 해 준 소중한 존재다. 최근 6연속 입상으로 우수급에 복귀한 김범준의 ‘씽씽이 인생’을 들어봤다.

-우수급 복귀를 축하한다. 4개월간 선발급에서 뛰어본 소감은.

“지난 겨울 훈련 중 허리를 다쳤고, 둘째를 출산한 아내를 돌보느라 훈련이 부족해 전반기 내내 고전하는 바람에 결국 강등되고 말았다. 우수급에서는 마크추입 위주의 전략으로 성적에 급급했는데, 선발급에 내려와서는 다양한 전법을 구사해볼 수 있었다. 허리 상태도 많이 나아졌기 때문에 앞으로 우수급에서도 선행젖히기 중심의 적극적인 경주를 펼치고 싶다.”

-자전거와의 인연은.

“가평중(경기도) 1학년 때 사이클에 입문했다. 당시 사춘기에 들어 이유 없는 반항과 일탈 행위를 일삼았다. 이런 나를 바로 잡으려 체육선생님이 가정방문을 와 사이클부 가입을 권유했다. 사이클 시작 직후 선배에게 대들어 퇴출될 뻔 했다. 6개월간 반성의 시간을 갖고 팀워크를 해치지 않겠다고 서약한 후 페달을 다시 밟을 수 있었다.”

-2013년 훈련원을 11위로 졸업하며 데뷔, 프로 경륜선수로 1년을 살았다.

“아마시절 강제적인 훈련방식에서 해방돼 좋아했는데, 마냥 좋아할 일이 아니었다. 프로의 세계는 냉혹한 정글 그 자체란 걸 실감했다. 실력이 곧 수입과 직결되기 때문에 누가 지시하지 않더라도 훈련을 쉴 수가 없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주는.

“올해 왕중왕전 결승진출 좌절 후 출전한 9월7일 광명 선발급 경주다. 후미에 있다 일발 젖히기 한방으로 역전 우승을 했는데, 정말 짜릿했다. 결승선 통과 후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을 만큼 힘들었던 경주였는데, 그만큼 성취감도 컸다.”

-가족 관계는.

“두 살 연상인 아내(김효정)와 딸(3), 아들(1)이 있다. 아내는 가평팀 선배 이상현의 초등학교 동기동창이다. 상현형 생일파티에서 처음 만났는데, 똑 부러진 성격이 마음에 들었다. 2012년 자신만만하게 19기 선수후보생에 지원했다가 고배를 마셨는데, 당시 아내가 첫째를 임신해 있었다. 백수 가장으로서 생활비를 벌기위해 3개월간 막노동을 했다. 재수 끝에 합격해 출산한 아내를 두고 20기 훈련원에 입소했다. 홀로 아이를 키우며 내 뒷바라지를 해준 아내에게 늘 감사한다.”

-평소 즐기는 음식과 취미는.

“아내가 일주일에 한번씩 해주는 ‘쇠고기 샤브샤브’를 먹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고 실전에서 짧은 시간 힘을 몰아 쓰는데 도움이 된다. 음식솜씨 좋은 아내가 해주는 밥이 보약이라 따로 챙겨먹는 보양식은 없다. 쉬는 날엔 강가로 나가 루어낚시를 한다. 배스나 붕어를 잡으면 짜릿한 손맛에 스트레스가 팍팍 풀린다.”

-선수생활 목표는.

“좌우명이 ‘노력한 만큼 돌아온다’이다. 아마 때부터 훈련량만큼 성적이 나왔다. 최우선 목표는 내년 특선급 승격이다. 그 이후에는 친구인 ‘대세’ 박용범을 따라잡고 싶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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