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광모 상무 승진… 본격 경영수업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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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계열사 사장 인사

LG그룹이 최고경영진의 ‘전략적 재배치’와 주력 계열사의 구조 개편을 통해 미래 성장 추진력을 강화하고 나섰다. 그동안 잠잠하던 오너가의 경영권 승계 문제도 수면 위로 올라왔다.

LG그룹은 27일 지주회사인 ㈜LG를 비롯해 LG전자와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계열사의 사장 및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사업 전략 수립에 강하고 추진력과 실행력이 검증된 인사들을 전진 배치한 게 눈에 띈다. 이날 인사에서는 또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LG 시너지팀 부장(35)이 상무로 승진했다.

○ 입사 8년 만의 임원 승진…승계 구도 구체화

LG그룹의 후계자인 구광모 부장의 임원 승진이 우선 화제가 됐다. 구광모 상무는 2006년 LG전자에 대리로 입사한 후 8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1991년 입사해 10년 만인 2001년 상무보를 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보다 임원 승진이 2년 빠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LG가(家)에서는 적절한 나이가 되면 그룹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경영에서 한발 물러서는 전통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구본무 회장을 대신할 인물이 없다”며 “광모 씨의 빠른 승진은 후계 구도를 구체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945년생인 구본무 회장은 내년이면 만 70세가 된다. 1995년 아버지인 구자경 LG그룹 당시 회장(현 명예회장)이 물러날 때도 70세였다. 하지만 LG그룹 안팎에서는 아직 그룹에서 구 회장의 역할이 크고 구 상무의 나이가 적다는 이유로 당분간은 구 회장 체제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 상무는 현재 ㈜LG 지분 4.84%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친아들로 2004년 구본무 회장의 양자로 입적했다. 구본무 회장은 딸만 둘이다.

○ 그룹 ‘전략통’ 사업 전선으로

LG그룹 계열사를 총괄하고 조율하는 ㈜LG 대표이사로는 LG전자에서 TV 사업을 이끌던 하현회 LG전자 HE사업본부장(사장)이 낙점됐다. 사업 추진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온 인물이다. LG그룹 측은 “하 사장은 HE사업본부장을 맡아 차세대 TV 분야의 선제적 기반을 구축했다”며 “강력한 실행력으로 시장 선도와 미래 사업 준비에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조준호 ㈜LG 대표이사는 LG전자 MC사업본부장으로 옮겨 LG전자의 휴대전화 사업을 책임지게 된다. 그룹 내 ‘전략통’으로 불리는 조 사장의 LG전자 복귀는 LG전자의 스마트폰 ‘G시리즈’의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적극적인 포석이라는 분석이 있다.

○ LG전자, LG화학 등 구조 개편도


LG전자에서는 최상규 한국영업본부장(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고 HA사업본부와 AE사업본부가 H&A사업본부로 통합돼 기존 5개에서 4개 사업본부 체제로 조직이 바뀐다. 통합 H&A사업본부장은 조성진 현 HA사업본부장(사장)이 맡는다. 또 신사업 발굴 및 전개를 위한 ‘이노베이션사업센터’를 신설해 안승권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에게 센터장을 맡겼다. 노환용 사장(AE사업본부장)이 이끄는 B2B 부문과 이상봉 부사장(생산기술원장)이 이끄는 에너지사업센터도 신설했다.

LG화학은 기존 석유화학, 정보전자, 전지 등 3개 사업본부를 기초소재, 정보전자소재, 전지 등 3개 사업본부와 재료사업 부문의 1개 사업부문으로 재편했다. 박진수 부회장이 통합 조정 역할을 한다. 기초소재사업본부장에는 손옥동 부사장(ABS사업부장)을, 재료사업부문장에 노기수 부사장(기능수지사업부문장)을 각각 임명했다. 박영기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장(사장)과 권영수 전지사업본부장(사장)은 유임됐다.

올해 3분기 4741억 원의 그룹 내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한 LG디스플레이에서는 여상덕 CTO가 사장으로 승진한다. 한상범 대표이사 사장은 유임됐다. 서브원도 이규홍 LG전자 일본법인장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주성원 swon@donga.com·황태호 기자
#LG#구광모#경영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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