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거주 외국인 60% “의사소통 안돼 불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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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발전시민재단 408명 설문
“한국문화 일방적 강요” 30.6%, 응답자 47.6% “부산에 살고싶다”

부산발전시민재단은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이어 2014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다음 달 11, 12일) 등 대규모 국제회의 개최도시로 발전하고 있는 부산의 글로벌 정책방향을 알아보기 위해 최근 부산 거주 외국인 40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외국인들은 도시기반시설보다 사람과의 관계에 더 불편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생활에서 불편한 점으로는 언어 소통(60.3%), 외국인에 대한 차별의식(13.1%), 다른 국가나 민족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태도(13.1%) 등 사람과의 관계를 꼽았다. 이에 비해 대중교통 이용(6.3%), 안내 간판(3%) 등 도시기반시설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불편을 덜 느꼈다.

부산시민들의 외국인 차별문화도 문제다. 차별대우를 받은 경험이 ‘있다’(18.4%)는 외국인이 ‘없다’(34.4%)고 답한 사람보다는 적었지만 외국인 5명 중 1명꼴로 차별을 느꼈다고 답했다. 부산이 국제도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서는 반드시 개선해야 할 대목이다.

부산시민의 태도 중 고쳐야 할 점으로는 일방적인 한국 문화 강요(30.6%), 남을 배려하지 않는 모습(19.9%), 외국 문화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18.4%) 등을 꼽았다.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부산시민들의 인식을 지적했다.

신분증, 운전면허증, 신용카드 등 한글식 이름 표기가 통일돼 있지 않은 점(26.8%)도 불편사항으로 꼽았다. 부산이 글로벌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외국인 친화적인 지역사회 분위기(38.2%)와 지역주민의 국제화 의식 제고(30.2%), 상대방 문화 존중(15.1%), 도시기반시설 확충(14.3%) 등을 들어 하드웨어적인 면보다 시민의식 등 소프트웨어적인 면을 더 많이 갖춰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산생활의 좋은 점은 부산 사람들이 친절(61.4%)하고 정이 많다(20.1%)는 것을 들었다. 환승체계 등 교통기반시설(40.1%)이 잘 갖춰진 데다 치안(30.7%)이 좋고 녹지 공간(23.8%)도 마음에 든다고 답했다.

부산에 살고 싶은가에 대해서는 47.6%가 그렇다고 답해 그렇지 않다는 의견(13.4%)보다 세 배 이상 많았다. 부산생활에서 불편한 점도 있지만 부산 사람과 부산이란 도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10월 말 현재 부산 거주 외국인은 5만4300여 명으로 부산 인구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유형별로는 외국인 근로자, 결혼이민자, 외국인 유학생 순이며 국적별로는 중국(2만100여 명), 베트남(1만500여 명), 필리핀(2800여 명), 미국(2700여 명), 인도네시아(2100여 명) 순이다. 2009년 이후 연평균 5.9%씩 외국인 거주자가 증가하고 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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