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가 ‘똑똑’해졌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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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로 과시 대신 실리 추구… SPA의류-저가항공 이용 급증

요즘엔 백화점에서 할인 행사를 해도 소비자들이 쉽게 지갑을 열지 않는다. 충동구매란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게다가 ‘해외 직구’ 등 다양한 구매 창구가 열려 있어 많은 소비자가 국내외 가격을 비교해 보고 가장 싼 제품을 구입한다.

이런 소비 성향은 모두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생긴 것이다. SK플래닛 광고 부문은 26일 공개한 ‘빅데이터 트렌드 리포트’를 통해 “불경기가 길어지면서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신중해지고 똑똑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장기 불황 속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은 △충동적 과시를 벗어난 실리를 추구하는 소비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소비 △윤리적 소비 등 세 가지로 요약된다.

소비자들의 실리적 경향이 강해진다는 것은 제조유통일괄형(SPA) 의류와 저가항공의 성장에서 확인된다. SPA는 현재 국내 의류시장의 8%를 차지하고 있지만, 매년 50% 이상 고속 성장하고 있다. SK플래닛의 조사에 따르면 트위터나 페이스북, 포털사이트의 카페, 블로그 등에서 나타나는 소비자들의 ‘소셜 반응’도 이에 부응한다. SPA에 대한 언급량은 최근 1년간(2013년 9월 1일∼2014년 8월 31일) 20만4997건으로, 이전 1년(2012년 9월 1일∼2013년 8월 31일·14만9573건)보다 37% 증가했다. 또 언급된 코멘트를 분석한 결과 긍정적인 반응이 50%가 넘었다. 저가항공을 이용하는 국내선 이용객의 비중도 2010년 34.7%에서 올 상반기(1∼6월) 49.9%로 확대됐다.

또 요즘 소비자들은 더 저렴하면서도 좋은 제품을 적극적으로 찾아다니는 성향을 보인다. 이는 해외 직구 열풍에서 알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소비자들이 해외 직구를 통해 구매하려는 제품이 고가품이 아니라 TV와 식품 등 생활용품이란 점이다. 보고서는 “해외 직구에 대한 관심 증가는 국내 소비자들이 더이상 기존 유통체계와 가격정책을 수동적으로 수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한편 SK플래닛은 공정무역 등 윤리적 소비와 관련한 트렌드에 대해서는 “단순히 관련 산업 종사자들을 돕는 차원이 아니며, 사회 구조의 개선을 통해 자신의 장기적 이익을 높이려는 ‘전략적 사고’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소비#경기침체#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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