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 “돈보다는 던질 수 있는 팀 찾고싶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1월 26일 2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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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권혁.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돈 문제도 아니고, 계약기간 문제도 아니다. 그냥 더 많이 뛸 수 있는 팀을 찾고 싶다.”

개인통산 113홀드를 기록 중인 좌완투수 권혁(31)이 정든 삼성을 떠나 시장으로 나왔다. 권혁은 FA(프리에이전트) 원소속구단과의 우선협상 마감일인 26일 삼성과 최종 협상을 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권혁은 스포츠동아와의 통화에서 “금액이나 계약기간 등 계약 조건은 큰 차이가 없었다. 나도 엄청난 큰 돈을 바란 것도 아니고, 구단도 터무니없는 조건을 제시한 것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왜 굳이 삼성을 떠나려고 하는 것일까. 그는 “다만 나로서는 나를 더 필요로 하고, 내가 더 많이 뛸 수 있는 팀을 찾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2002년 프로에 입단해 올해까지 13년간 삼성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며칠 동안 밤낮으로 수 없이 많은 고민을 했다. 왜 고민이 안 되겠나. 마지막날인 오늘까지 고민을 했다”고 털어놓은 뒤 “여기(삼성)에 있으면 그냥 올해 그랬던 것처럼 별 역할도 없이 어영부영 있다 유니폼을 벗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렇게 야구인생을 마감하는 것보다는 정말로 내가 더 많이 던질 기회가 있는 팀을 찾아나서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권혁은 한때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불펜요원이었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 연속 40경기 이상을 던지며 두 자릿수 홀드를 올렸다. 프로 13년간 개인통산 512경기에 등판해 37승24패, 113홀드, 11세이브, 방어율 3.24의 성적을 올렸다. 특히 113홀드는 역대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그러나 최근 그는 삼성 팀 내에서의 입지가 줄어들었다. 특히 지난해엔 팔꿈치 통증으로 3홀드(1패)만 기록했고, 시즌 후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한 뒤 재활을 거쳤다. 올 시즌엔 34.2이닝을 던져 38개의 삼진을 잡으며 11자책점으로 방어율 2.86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그에게 큰 역할이 주어지지 않았다. 승부처에서 기용되는 일도 드물었다. 그러면서 1홀드(3승2패)만 추가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그는 1경기에 등판해 0.1이닝 동안 1타자를 처리하는 데 그쳤다.

그로선 투수왕국인 삼성에서 있는 듯 없는 듯한 존재로 있는 것보다 좀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는 팀에서 불꽃을 태우고 싶은 욕망이 강했다. 이런 권혁의 뜻을 전해들은 삼성 구단도 본인의 뜻을 존중해 시장으로 놓아주기로 했다.

권혁은 “구단과 웃으면서 얘기를 나눴고, 감정이 상한 부분은 전혀 없다. 삼성이 싫어서 나가는 게 아니라 나로서는 그저 내가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는 팀을 찾고 싶을 뿐이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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