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비 성폭행 의혹’ SNS타고 일파만파…방송 줄줄이 취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6일 14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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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빌 코스비 트위터
사진출처=빌 코스비 트위터
미국의 흑인 코미디언 빌 코스비(77)의 성폭행 의혹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BBC 등 외신은 미국 야키마의 캐피털 시어터에서 29일 열릴 예정이던 코스비의 공연이 무기한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레드야드의 팍스우즈 카지노도 내년 1월로 예정됐던 코스비 쇼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공연을 연기한 데 대해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코스비의 성폭행 의혹으로 여론이 악화되자 공연 연기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주 미국 NBC방송이 빌 코스비 주연의 코미디 연속극 기획이 취소됐다고 밝힌 데다 온라인 드라마 배급사인 넷플릭스도 코스비의 77번째 생일을 기념한 '빌 코스비 77'특집 TV프로그램을 내보내지 않기로 했다. 케이블채널 TV랜드도 코스비의 대표적인 프로그램 '코스비 가족'의 재방영 계획을 취소했다.

빌 코스비는 전직 모델인 바버라 보먼(47)이 14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성폭행 사실을 밝히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보먼은 "10대 시절이었던 1985년 배우 지망생인 나에게 자신을 아버지처럼 여기도록 했다. 그리고는 내게 약을 먹여 수차례 성폭행했다"고 폭로했다. 여기에다 1세대 슈퍼모델 재니스 디킨슨(59)과 플로리다주 보카러톤에 사는 간호사 테레세 세릭니즈(57)가 잇달아 코스비에게 성폭행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사태는 더욱 심각해졌다.

코스비는 이 같은 성폭행 의혹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16일 미국 공영라디오방송 NPR에 출연했을 때 진행자가 성폭행 관련 질문을 던졌지만 그는 입을 열지 않았다.

코스비의 성폭행 의혹은 10년 동안 이어져온 논란이다. 2005년 안드레아 코스탄드가 코스비가 자신에게 약을 먹이고 성추행했다며 소송을 건 이래 간간이 불거졌지만 크게 이슈화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올해 하반기 여성들의 잇단 폭로로 치명타를 입은 상황이다. 특히 최근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의혹이 삽시간에 퍼지면서 논란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코미디언 한니발 뷰레스가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스탠드업 쇼에서 코스비를 수차례 '강간범'이라고 부르는 장면을 한 관객이 촬영해 인터넷에 올린 데다 이달 들어 트위터 등 SNS에서 코스비와 성폭행 혐의를 연결하면서 비꼬는 사진들이 돌면서 주목 받았다. 코믹한 미국 흑인 중산층 역할을 연기해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아온 코스비가 이제는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는 위기에 처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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