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2년 영화 ‘카사블랑카’ 속 피아노, 낙찰금 무려 37억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5일 15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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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카사블랑카’ 포스터
영화 ‘카사블랑카’ 포스터
"샘, 그 곡을 다시 연주해요(Play it again, Sam)."

모로코 카사블랑카의 술집 '릭의 카페'를 다시 찾은 일사(잉그리드 버그만)의 부탁에 악사 샘은 '세월이 가면(As time goes by)'을 피아노로 연주한다. 영화 '카사블랑카'(1942)의 한 장면이다.

영화에서 쓰인 이 피아노가 24일 미국 뉴욕의 본햄 경매에서 340만 달러(37억 원)에 낙찰됐다. '카사블랑카'는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남녀의 안타까운 사랑을 그린 영화로 배우 잉그리드 버그만과 험프리 보가트가 출연했다. '그대의 눈동자에 건배', '키스해 줘요 이번이 마지막인 것처럼' 등의 대사로도 유명하며 특히 샘 역을 맡은 흑인 배우 둘리 윌슨이 피아노를 연주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이번 경매에는 영화에 나온 30여 가지 소품도 함께 팔렸다.
이 영화에는 피아노 2대가 사용됐는데 이번에 팔린 피아노는 로스앤젤레스의 치과의사가 소장하고 있던 것이다. 다른 한 대의 피아노는 2012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60만 달러(6억6000만 원)에 낙찰됐다. 경매 담당자인 캐더린 윌리엄슨은 "2년 전 팔린 피아노는 영화에 70초만 출연한 것"이라는 말로 이번 피아노의 가치를 밝혔다.

이 피아노의 키보드 아래에 츄잉 검이 붙어 있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피아노를 소장했던 의사 개리 밀란은 "검에 지문이 있긴 하지만 누구의 것인지는 모르겠다. 둘리 윌슨의 지문일 지도 모르겠지만 윌슨의 지문이 전해지지 않아 확인할 수 없어서 아쉽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피아노는 험프리 보가트가 미국까지 갈 수 있는 통행 허가증을 숨겨뒀던 장소로도 사용됐는데 이 통행허가증도 이번 경매에서 11만8750달러(1억3000만 원)에 팔렸다. 이밖에 카페의 출입문이 11만5000달러(약 1억2800만 원), '카사블랑카'의 초벌 각본이 10만6250달러(1억1800만 원)에 팔리는 등 카사블랑카 관련 물품의 인기가 높았다.

김지영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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