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겨울이 괴로운 디스크 환자… “햇볕 쐬러 나가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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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진 원장 칼럼

며칠 전 허리디스크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은 50대 여성은 “겨울 들어 통증이 부쩍 심해졌다”고 했다. 그녀는 “통증 때문인지 아무것도 하기 싫어 온종일 집 안에 있는 날이 많은편”이라며 “불면증도 생겨 가족들에게 예민하게 굴게 된다”고 속상한 마음을 털어놨다.

이 환자에게 필요한 처방은 허리디스크 치료 외에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밖에 나가서 햇볕 아래서 산책하는 것’이다. 일조량이 적은 계절 생기는 우울감은 햇볕을 쬐는 것이 최고의 처방이다. 우울감에서 벗어나면 불면증이 없어지고 전체적인 컨디션이 좋아지면서 허리 통증도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이 환자 사례처럼 겨울은 통증과 우울감이 커져 척추 환자에게는 유독 힘든 계절이다. 기온이 내려가면 근육과 관절이 뻣뻣해지고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척추 통증이 심해진다. 게다가 일조량이 줄어들면서 행복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 분비가 감소돼 계절성정서증후군(SAD·seasonal affective disorder)을 겪을 수 있다.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등 척추 질환이 있는 환자는 겨울철에는 통증이 심해진다. ‘외출했다가 혹시 넘어져 척추를 다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바깥 출입을 줄이는 경향도 나타난다. 실내에서만 지내면 다칠 위험은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기분이 가라앉고 때로는 밤에 잠을 못 이루게 되고 이로 인해 척추 통증이 심해지기 마련이다. 통증이 반복되면 더 큰 우울감을 느끼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우려가 있다. 척추 통증이 만성화되고 우울증까지 동반되면 치료 기간이 길어지고 치료 효과도 떨어진다.

따라서 척추 환자는 겨울철이라도 날씨 좋은 날 낮 시간을 활용해 야외활동과 운동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야외에서 햇볕을 쬐면 세로토닌 분비가 촉진돼 우울한 기분이 사라지고 밤에 숙면을 취할 수 있다. 실내에서는 블라인드와 커튼을 걷어 햇빛이 잘 들도록 하는 게 좋다. 햇볕이 잘 들지 않는 곳일 경우, 환하게 조명을 켜면 호르몬 분비와 생체리듬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운동뿐 아니라 치료도 적극적으로 병행해야 한다. 치료를 일찍 시작하면 관리가 가능하나 치료가 늦어지면 신경병증성 통증으로 이어져 약물이나 수술로도 해결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척추 질환 초기에는 약물치료, 주사치료,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다. 환자에 따라 비수술적 시술을 하기도 한다. 내시경을 이용해 경막외강을 직접 보면서 치료하는 경막외내시경술, 풍선확장 기능이 포함된 특수 카테터를 삽입해 약물을 주입하는 풍선확장술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불가피하게 수술을 한다면 환자의 신체적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대표적인 척추질환인 척추관협착증을 예를 들면 ‘일측성 감압술’이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수술은 하반신만 마취하고 3,4cm 정도만 절개해 척추관을 넓혀주는 방식이다. 척추관을 넓혀주면 압박됐던 신경이 풀려 통증과 마비 증상이 개선된다.

연세건우병원(구 연세견우병원) 문병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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